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의 인기가 뜨겁다. 이번엔 이탈리아 전통의 명문 AC 밀란이 그를 노리고 있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6일(한국시간) "밀란은 김민재에게 제안을 보낸다. 바이에른은 그를 떠나보내려 하고, 이탈리아는 그를 원한다"라고 보도했다.
밀란은 지난 시즌 세리에 A 8위에 그치는 굴욕을 맛봤다. 38경기에서 18승 9무 11패를 거두며 승점 63점을 얻는 데 그쳤고, 유럽대항전 진출도 좌절됐다. 지난해 여름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과 결별한 뒤 파울로 폰세카, 세르지우 콘세이상 감독을 선임했으나 부진을 면치 못했고, 지난주엔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에게 다시 한번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밀란 추락의 가장 큰 이유는 불안한 수비다. 밀란은 이번 시즌 세리에 A에서 61골을 기록하며 리그 3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43실점으로 뒷문이 불안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밀란이 다시 경쟁력을 갖추려면 먼저 안정을 찾아야 한다. 물론 사고방식과 경기 스타일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혁신도 필요하다"라며 "지금 이적시장은 예상치 못한 기회들로 가득 차 있다. 그중 한 명은 세리에 A에서 단 한 시즌을 보낸 김민재다. 그는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이끄는 나폴리의 우승에 기여했다"라고 전했다.

김민재는 올여름 바이에른과 작별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고 43경기 3593분을 소화했고, 리그에서만 2289분을 출전했다. 이는 키미히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이다.
특히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강행군을 소화했다. 그는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줄부상으로 제대로 쉬지 못했고, 계속해서 바이에른 후방을 지켰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우려를 표할 정도로 '혹사의 아이콘'이 됐다.
그 덕분에 바이에른은 지난 시즌 레버쿠젠에 내줬던 마이스터샬레(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왔다. 김민재도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5대리그 중 두 개 리그를 제패한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분데스리가까지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바이에른은 김민재와 작별을 고려 중이다. 독일 현지에서는 후반기 들어 실수가 너무 많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바이에른 보드진은 적절한 제안을 받는다면 김민재를 내보내길 원하며 이미 요나탄 타까지 영입했다.

언제나 바이에른에 남아서 증명하겠다고 외치던 김민재도 마음이 바뀌었다.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김민재는 올여름 방출 후보 중 한 명이다. 김민재 본인도 매력적인 제안을 받는다면 팀을 떠나는 걸 꺼리지 않는다. 그는 뮌헨에서 활약에 대한 비판을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보드진은 이미 김민재 매각을 결심했다. 독일 '빌트'에 따르면 막스 에베를 디렉터는 감독위원회로부터 타와 2028년까지 계약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름 이적시장 계획을 승인받았다. 매체는 "바이에른은 수비 스타 김민재에 대한 영입 제안을 기다리고 싶어 한다. 이들은 해외에서 제안이 오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김민재를 원하는 팀은 적지 않다. 첼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유벤투스, 인터 밀란,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폴크 기자에 따르면 바이에른은 김민재 매각을 통해 3000만 유로(약 469억 원)에서 3500만 유로(약 548억 원) 정도를 챙길 수 있길 기대하고 있기에 김민재가 연봉만 조금 낮춘다면 충분히 이적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밀란까지 추가됐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독일 챔피언이 됐지만, 이탈리아에서 보여준 수준을 재현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바이에른은 그를 방출하기로 결정했고, 그는 유명 이탈리아 에이전트에게 세리에 A에서 새로운 자리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세리에 A는 김민재가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낸 곳"이라고 짚었다.
또한 매체는 "유력한 행선지 중 하나로 밀란이 떠올랐다. 특히 알레그리 감독이 김민재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며 "바이에른은 김민재에게 떠날 기회를 줬고, 이는 협상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다만 지금으로선 경제적 변수가 협상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첫째로 바이에른은 임대를 고려 중이지 않으며 3000만 유로 이상의 이적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의 높은 연봉도 걸림돌이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둘째로 김민재는 매우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보너스 포함 연간 800만 유로(약 124억 원)에서 900만 유로(약 140억 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김민재는 바이에른과 2028년까지 계약돼 있다"라며 "해결책은 바이에른에 도움을 요청하는 거다. 임대를 허용하거나 연봉을 보조하거나 완전 이적 시 보너스를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라고 전했다.
김민재로선 바이에른을 떠나려면 연봉을 낮추거나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를 택해야 하는 상황. 앞서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김민재의 이적료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연봉 규모는 꽤나 거대하다. 유럽 팀들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면 사우디는 더 큰 금액을 제시할 수도 있다. 김민재는 연봉을 깎고 유럽 생활을 이어갈지 혹은 사우디로 갈지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밀란은 윙어 하파엘 레앙과 김민재 트레이드 가능성도 알아보고 있다. 독일 '키커'는 "김민재는 알레그리 감독이 원하는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바이에른을 떠날 수 있다. 본지 정보에 따르면 레앙이 바이에른으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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