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대표 배우 헬렌 헌트(61)가 외모에 대한 사회적 강박과 스스로의 싸움을 고백했다. 오스카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배우지만, 그녀 역시 오랫동안 ‘이렇게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외모 대신 내면의 건강을 택했다. 보톡스도, 성형도 거부한 채 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삶을 받아들이며 진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다.
최근 헬렌 헌트는 ‘Flow Space’와의 인터뷰에서 “할리우드가 요구하는 외모 기준을 내면화하지 않는 건 불가능해 보였다”며 “그 모습에 닿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수치심과 비참함을 느낀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그녀는 그런 기준 자체가 자신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고, 더 이상 그 잣대에 휘둘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이게 내 삶을 조용히 무너뜨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더는 그런 생각들과 놀지 않기로 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같은 전환은 영적 지도자 손드라 레이의 저서 『유일한 다이어트는 존재한다(The Only Diet There Is)』를 통해 가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헬렌은 “이 책을 통해 얻은 교훈은, 내가 원하는 걸 맛있게 먹으며 한 입 한 입을 음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그녀의 과거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헬렌은 1980년대 당시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했다고 인정했다. 허프포스트와의 과거 인터뷰에서 “그땐 더 말라야 한다는 생각에 휘둘렸다”며 “극단적인 수준까지 외모에 집착했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걱정하는 걸 포기했더니 몸도, 마음도 나아졌다”며 “운동 수업 중 ‘이 수업이 정말 필요한가? 어차피 언젠가는 죽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1963년 캘리포니아 컬버시티에서 태어난 헌트는 1973년 드라마 ‘파이오니어 우먼’으로 TV에 데뷔해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그녀는 NBC 시트콤 ‘매드 어바웃 유’(1992~1999)에서 제이미 부크먼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고, 이 작품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4차례 수상했다.
1997년에는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As Good as It Gets)’에서 잭 니콜슨과 호흡을 맞추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이후 ‘트위스터’(1996), ‘페이 잇 포워드’(2000), ‘더 세션스’(2012) 등에서도 주연을 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더 세션스’는 그녀에게 오스카 후보에 오를 기회를 안겼다.
사생활에서도 그는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헬렌은 2001년부터 프로듀서 매튜 카나한과 2017년까지 결혼생활을 했으며 슬하에 딸 마케나 레이 고든 카나한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배우뿐 아니라 감독으로서의 입지도 다지고 있다. ‘블라인드스포팅’(2021), ‘더 폴리티션’(2020) 등 TV 시리즈 연출에 참여했으며, 리메이크된 ‘매드 어바웃 유’ 시리즈를 통해 다시 한 번 제이미 부크먼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수십년간 본인 특유의 매력으로 할리우드에서 사랑받고 있는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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