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의 꿈이 다시 사라졌다. 참혹한 결과였고 과정도 최악이었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 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9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0-1 패배를 당했다. 이 패배는 단순한 일전이 아니었다. 중국 축구가 또다시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되는 결정타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승 6패로 조 최하위였던 중국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인도네시아 원정에 나섰다. 그러나 시종일관 집중력 부족과 전술적 혼란에 시달렸고 결국 유효 슈팅 한 방 제대로 만들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특히 일본과 호주의 맞대결이 호주의 승리로 끝난 상황에서 중국은 무조건 이겨야만 월드컵 본선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 페널티킥으로 허용한 실점을 극복하지 못했고 남은 1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조 4위 안 진입이 완전히 좌절됐다.
현재까지 9경기를 치른 중국은 2승 0무 7패, 승점 6점으로 조 꼴찌에 머물러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점 수치다. 총 20실점은 C조 최다일 뿐 아니라 이번 예선 전체를 통틀어 최악의 기록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수비 조직력의 붕괴와 전술적 준비 미비가 명확하게 드러난 결과다.
이날 중국은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세르지뉴, 차오 융징, 장 위닝이 스리톱 공격진을 구성했고 중원에는 왕 위동, 왕 샹위안, 쉬 하오양이 포진했다. 수비진은 후 허타오, 주 천지에, 한 펑페이, 양 저시앙으로 구성됐으며 골키퍼는 왕 다레이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6/06/202506060508777077_6841fa6dab5c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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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전반 2분 중국의 빌드업 실수를 틈타 인도네시아가 첫 슈팅을 날렸고 곧바로 중국도 반격했다. 전반 5분 왕 위동의 슈팅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양 팀 모두 조심스러웠다.
분위기를 완전히 바꾼 장면은 전반 40분에 나왔다. 중국 수비수 양 저시앙이 박스 안에서 반칙을 범했고, VAR 판독 끝에 인도네시아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키커로 나선 로메니는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인도네시아에 1-0 리드를 안겼다. 이 한 골이 결국 이날 경기의 승패를 갈랐다.
후반전에도 중국은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2분 왕 위동이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아우데로의 선방에 막혔다. 그 외엔 뚜렷한 공격 찬스 없이 무기력한 전개가 반복됐다. 중앙 미드필드의 연결고리는 계속해서 끊겼고, 수비는 공만 따라다니며 라인을 정비하지 못했다.
중국은 체력적인 문제와 전술 이해 부족 그리고 무엇보다 간절함이 결여된 플레이로 인해 경기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빠른 속공과 안정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했고 남은 시간을 철저히 관리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한편 중국 축구 팬들 사이에선 경기 전부터 논란이 확산됐다.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일본이 호주와의 경기에서 주전급을 대거 제외하며 2진 중심의 라인업을 발표하자, 중국 현지 매체는 "사실상 승부조작과 다름없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자력 진출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중국의 내부 문제가 더 뼈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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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중국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4년 만의 본선 진출을 다시 한 번 놓치게 됐다. 세계 무대를 향한 중국 축구의 도전은 여전히 갈 길이 멀고, 다음 예선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색해진 감독 교체, 무기력한 세대교체, 그리고 반복되는 예선 탈락의 늪. 중국 축구는 지금, 다시 바닥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