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중동, 마지막 시험대"...홍명보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향한 분수령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06.05 20: 59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승점 1점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오는 6일 오전 3시 15분(이하 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에 위치한 바스라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은 4승 4무(승점 16)로 B조 선두를 지키고 있으며, 이라크(승점 12)는 3위에 올라 있다.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 이상을 확정하며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이어온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3일 현지 도착과 동시에 섭씨 45도의 극한 더위 속에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고온을 고려해 훈련 시간을 오후 9시 이후로 조정했다"라고 전했다. 방탄버스와 경찰 에스코트, 경호 차량까지 동원된 치안 대책도 이번 원정의 특수성을 보여준다.
대표팀의 이라크 원정은 1990년 바그다드 친선전 이후 무려 35년 만이다. 현역 선수단 중 이라크 원정 경험자는 전무하다. 유일한 '이라크 원정 경험자'는 홍명보 감독으로, 직접 현장을 밟았던 지도자의 존재는 안정감 그 자체다.
홍 감독은 이번 명단 구성에 있어 경기 감각과 폼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유럽파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황희찬(울버햄튼) 등은 출전 시간이 적었지만 "대표팀에서의 가치와 역할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밀집 수비를 상대할 전술적 대안에 대해선 "보완책은 준비돼 있다. 기존 전술 모델을 유지하되, 다양한 공격 패턴을 실험하며 경기 상황에 맞는 대응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이 우세하다.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59위 이라크보다 한 수 위고, 역대 전적에서도 10승 12무 2패로 앞선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맞대결에선 오세훈(마치다), 오현규(헹크), 이재성(마인츠)의 연속골로 3-2 승리를 거뒀다. 다만 3골을 넣고도 2실점한 점은 경계 대상이다.
특히 이라크는 최근 감독 교체로 선수 구성이 유동적인 만큼, 정보 부족에 따른 변수도 존재한다. 현지의 더운 날씨와 홈 팬들의 압박도 만만치 않은 요소다.
수비라인의 핵심 김민재는 부상 회복 상황과 체력 문제로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대신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코르파칸), 이한범(미트윌란) 등이 수비진을 구성한다.
3선은 황인범(페예노르트) 외에도 박용우, 원두재, 박진섭, 김진규 등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홍 감독은 "옐로카드 변수와 컨디션을 고려해 다층적인 옵션을 구성했다"라고 밝혔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일정을 소화한 이강인은 대표팀에 하루 늦게 합류했다. 이후 곧바로 현지 첫 훈련부터 빠르게 적응에 나섰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쉽게 풀릴 경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을 믿고 준비했다. 마지막 하루를 잘 준비해 꼭 승점을 가져오겠다"라고 말했다.
황인범 역시 "중요한 경기임을 알고 있다. 이라크라는 좋은 팀과 원정에서 맞붙는 부담도 있지만, '원팀'으로 준비해온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행이 눈앞이다. 이제 남은 건 90분의 승부. 홍명보호가 뜨거운 바스라에서, 차가운 집중력으로 역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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