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준우승으로 실력을 입증한 시모네 인자기(49)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어딜까. 토트넘보다는 사우디 아라비아행에 가까워 보인다.
이탈리아 명문 인터 밀란은 4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인자기 감독과의 결별을 발표했다. 구단은 "인자기 감독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했다"라며, 지난 4년간 6개의 트로피를 함께 들어 올린 그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인자기는 2023-2024시즌 세리에A 우승으로 인터 밀란에 '세컨드 스타(통산 20회 리그 우승)'를 안긴 인물로,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남게 됐다.
인자기 감독은 지난달 인터 밀란의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직후 "다음 시즌 내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여운을 남긴 바 있다. 인터 밀란과의 결별이 공식화된 지금, 그의 다음 목적지가 진짜로 사우디일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인자기 감독은 인터 밀란의 투자 부진 문제에 꽤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투자가 풍부한 리그나 팀으로 이적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이나 사우디 아라비아 행이 진지하게 거론됐다.
단 PL행은 다소 잠잠해진 상황. 감독 본인이 영어를 못해서 상대적으로 해외 리그 중에서 PL 진출 의지가 떨어지는 상황인데다가 토트넘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상대적으로 부진한 팀에서 감독 잔류나 경질을 두고 장고에 돌입한 상황이다.
결국 인자기 감독의 행선지는 사우디행이 유력하다. 스페인 '마르카'는 앞서 3일 "알 힐랄이 클럽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파리에 도착했다. 인자기 감독을 포함해 유럽 스타 4명의 초대형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 힐랄의 파하드 빈 나펠 회장은 직접 전세기를 타고 파리로 향했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영입이 아닌 '선언'이다. 유럽 정상급 감독과 선수들을 데려와 사우디 리그뿐 아니라 클럽 월드컵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겠다는 것이다.
인자기 감독에게는 무려 연봉 5,000만 유로(약 787억 원)라는 초대형 제안이 준비됐다. 마르카는 "알 힐랄은 인자기 감독을 유력한 차기 감독으로 낙점했으며, 그와 함께 유럽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 3인과의 협상도 병행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 알 힐랄은 테오 에르난데스(AC밀란),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빅터 오시멘(갈라타사라이)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각각 좌측 풀백, 미드필더,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보강하면서 클럽 월드컵 첫 경기인 레알 마드리드전(19일)을 겨냥해 '유럽 킬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한편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을 두고 장고에 빠진 토트넘은 인자기 감독 같은 거물급 감독보다는 리그 내에서 약진한 젊은 감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