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다시 한 번 내부 권력 투쟁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구단 수뇌부를 둘러싼 '루노 vs 바츠케'의 대결 구도가 본격화됐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1일(이하 한국시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현직 클럽 회장 라인홀트 루노는 오는 11월 열릴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며, 구단 실세 한스-요아힘 바츠케와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라고 보도했다.
루노는 2005년부터 BVB 재정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2022년 팬들의 높은 지지 속에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도르트문트 팬문화와 '보루세움' 설립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재도 구단 이사회 및 감독기구에 참여하며 구단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내과 전문의 출신으로 독일 본(Bonn)대학교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1981년에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본 근교 보른하임(Bornheim)에서 다수의 의사들이 소속된 지역 클리닉을 운영해온 의료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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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경력은 선수나 코치로서가 아니라 2005년부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재정 책임자로 활동하면서 행정·운영 측면에서 경력을 쌓아온 전형적인 축구행정가다.
한스-요아힘 바츠케는 독일 기업인이자 축구 행정가로, 2005년부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CEO를 맡고 있다. 2021년부터는 독일프로축구연맹(DFL)과 독일축구협회(DFB)에서도 요직을 겸임하며 독일 축구계 핵심 인물로 자리잡았다.
과거 직접 아마추어 선수로도 뛰었으며, 도르트문트의 재정 위기 극복과 구단 정상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루노 회장은 이미 지난 5월 26일 관련 이사회에 출마 의사를 공식 전달했고, 이를 통해 바츠케 체제를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현행 회장인 루노는 2005년부터 BVB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온 인물로, 과거 바츠케 본인이 후임자로 추천한 적도 있었다. 그는 2022년 라인하르트 라우발 전 회장의 뒤를 이어 99.5%의 지지율로 회장직에 선출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조용하고 신중한 의료인으로 알려진 루노는 지금까지 전면에 나서지 않는 스타일로 평가받아왔다. 그런 그가 갑작스레 바츠케에 맞서며 구단 수뇌부 개편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내부에선 '처음부터 임시 회장직이었다'는 이면 이야기도 나온다. 라우발 전 회장은 '쥐트도이체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루노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만 회장을 맡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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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노는 직접 바츠케에게 재출마 사실을 알리며 "권력 싸움이나 진흙탕 싸움이 아닌, 구단을 위한 길을 찾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츠케 또한 "루노가 출마하는 건 정당한 권리"라면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바츠케는 올해 가을, 본인의 뜻에 따라 20년 만에 경영진에서 물러날 예정이었다.
루노 측은 이미 선거 캠프를 구성했다. 부회장으로 예정된 야콥 숄츠, 재무 책임자인 자비네 알더만이 핵심 인물이다. 특히 숄츠는 도르트문트 울트라스 서포터 출신으로, 팬 조직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과거 그가 몸담았던 팬진 '슈바르츠겔브'는 이를 "쿠데타"라 표현하며 대대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반면, 바츠케 측에서는 "루노가 울트라스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샬케 04나 헤르타 BSC 베를린, 함부르크 SV 등에서의 팬 중심 권력 구조 혼란 사례를 언급하며 신중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루노는 군수기업 라인메탈과의 스폰서 계약을 두고 내부 회의에서는 찬성했다가 정작 총회에서는 반대표를 던진 인물로, 이후 바츠케와 큰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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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노는 성명서를 통해 "도르트문트는 독특한 클럽이며, 그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다시 출마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도약과 연속성, 경제적 안정성과 사회적 책임은 함께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바츠케가 실제 출마 여부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 그는 "구단 이사회와 논의한 뒤 입장을 정할 것"이라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바츠케가 우위라는 평가도 있다. 도르트문트는 약 22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회원 수는 제한적이다. 지난 총회엔 1205명이 참석한 바 있다.
표 대결을 앞두고 도르트문트는 다시 한 번 격동의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