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페르난데스(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하게 될까. 그가 알 힐랄 측과 협상 중이지만, 아직 계약 조건에 합의하지 못했다.
사우디 '알 아리야디야'는 1일(한국시간) "알 힐랄은 브루노에게 1억 유로(약 1570억 원)짜리 4년 계약을 제안했다. 다만 브루노는 3년 계약을 원하고 있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매체는 "알 힐랄은 브루노를 4년 계약으로 영입하고자 하지만, 맨유 주장인 그는 알 힐랄 측에 3년 계약을 제안했다. 같은 소식통에 따르면 브루노가 알 힐랄의 제안을 받아들일 시 연봉만 2500만 유로(약 392억 원), 총 1억 유로 이상을 받게 된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브루노는 더 많은 걸 바라고 있다. 알 아리야디야에 따르면 그는 계약 기간을 3년으로 줄이고, 연봉 3000만 유로(약 471억 원)에 보너스만 600만 유로(약 94억 원)~800만 유로(약 126억 원)를 요구했다.
알 힐랄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 6월 중순에 시작되는 만큼 브루노를 하루빨리 팀에 합류시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제 약 2주밖에 남은 급박한 상황. 알 힐랄과 브루노 둘 중에 어느 쪽이 계약 조건을 양보할지는 미지수다.

올여름 5년 만에 맨유를 떠날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브루노다.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맨유 최고 에이스다. 2020년 스포르팅 CP를 떠나 맨유에 합류한 뒤 꾸준히 맹활약을 펼쳐왔다.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15위까지 추락한 이번 시즌에도 브루노의 독박 활약은 이어졌다. 그는 팀의 부진 속에서도 모든 대회를 통틀어 57경기 19골 18도움을 터트렸다. 맨유 올해의 선수도 당연히 브루노의 몫이었다. 벌써 4번째 선정이다.
영국 'BBC'는 "브루노는 맨유와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했으며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일부 평론가들은 그가 없었다면 맨유가 심각한 강등 위기에 처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라고 짚었다.
하지만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가 브루노를 부르고 있다. 최근 BBC는 "브루노는 알 힐랄 이적을 위해 맨유와 작별을 고려 중이다. 그는 다음주 맨유를 떠나 알 힐랄에 합류하는 제안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제안"이라며 "브루노 대리인 측은 지난 며칠 동안 알 힐랄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그가 오는 6월 열리는 클럽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추가 논의를 했다. 이 문제는 현재 맨유의 아시아 투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마침 맨유는 재정적으로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맨유는 결승전에서 토트넘에 패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이 좌절됐다. 이 때문에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무산됐고, 무려 1억 파운드(약 1860억 원) 가까이 손해를 보게 됐다.
BBC에 따르면 맨유는 이미 최근 3년 누적 손실만 약 5500억 원에 달하며 10억 파운드(약 1조 8648억 원)가 넘는 부채가 있다. 게다가 UCL 진출에 실패할 때마다 아디다스와 스폰서 계약 페널티로 1000만 파운드(약 185억 원)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이처럼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맨유이기에 브루노 판매를 고려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물론 후벵 아모림 감독은 그를 아끼고 있다. 그는 아시아 투어 도중 브루노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여러 번 이야기했다. 그의 경기력과 리더십, 경기에 대한 열정을 보면 알 수 있다. 브루노는 어려운 순간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그는 주장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막대한 이적료 앞에선 흔들릴 수밖에 없다. BBC도 "아모림 감독은 브루노가 올드 트래포드(맨유 홈구장)에 남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는 8000만 파운드(약 1487억 원)의 이적료가 팀을 리빌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소문도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결국엔 브루노의 결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알 힐랄과 개인 조건에 합의한다면 맨유도 너무나 큰 돈 앞에 주장을 내주게 될 수 있다.
아직 협상이 완료되진 않았지만, 협상 분위기가 나쁘진 않다. 앞서 영국 '타임즈'는 "브루노의 에이전트가 알 힐랄과 긍정적인 협상을 진행했다"라며 "브루노는 아시아 투어 기간 알 힐랄로부터 받은 제안을 깊이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주에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매체는 "에이전트가 목요일 밤 사우디 리야드의 한 호텔에서 알 힐랄 관계자들과 협상을 진행했다. 이후 계약 조건을 브루노에게 전달했다. 알 힐랄은 6월 14일 개막하는 클럽 월드컵에 그를 출전시키기 위해 이번 주말까지 그의 결정을 들으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브루노는 맨유가 나가라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결승전을 마친 뒤 "나는 수차례 구단에 남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맨유 구단이 나에게 떠난다고 말한다면 떠나겠다"라며 "만약 구단이 재정난으로 인해 내가 팀을 떠나야 된다고 말하면 축구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단이 나를 현금화하고 싶다면 기꺼이 따르겠다"라고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백포스트 UK, 풋볼 인사이더, 스카이 스포츠, 원풋볼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