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맨유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슬퍼서" 안토니-산초 포옹 감동에 '냉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5.05.29 20: 13

얄궂은 맞대결이었다. 안토니(25, 레알 베티스)와 제이든 산초(25, 첼시)의 포옹 장면이 팬들에게 화제가 됐다.
안토니와 산초는 29일(한국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둘 모두 원 소속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지만 각각 레알 베티스와 첼시 유니폼을 입고 칼을 겨눠야 하는 상황이었다.
결과는 첼시의 승리였다. 첼시는 전반 9분 압데 에잘줄리에게 먼저 실점했다. 하지만 레알 베티스에 끌려가던 첼시는 후반 들어 엔소 페르난데스, 니콜라 잭슨, 제이든 산초, 모이세스 카이세도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레알 베티스를 4-1로 이겼다. 

경기 후 안토니와 산초의 포옹이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산초는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눈물이 터진 안토니를 찾아가 위로했다. 둘은 한동안 서로를 따뜻하게 껴안으며 감정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영국 '스포츠 바이블'에 따르면 일부 팬들의 시선은 냉정했다. 한 팬은 소셜 미디어(SNS)에 "둘 다 맨유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슬퍼하는 것"이라는 것이라며 농담을 했다. 이 글에 상당한 공감 표시가 더해졌다.
실제 안토니와 산초는 올여름 임대 생활을 끝내고 다시 맨유로 복귀해야 한다. 한 때 한솥밥을 먹었던 둘 모두 후벵 아모림 감독 계획에서 전력 외 통보를 받은 상태다. 또 다른 팀을 알아 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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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는 레알 베티스에서 총 26경기 동안 9골 5도움을 기록하며 부활 신호탄을 쐈다. 반면 산초는 첼시에서 42경기 5골(10도움)로 기복을 보였으나 이날 결승전에서는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으며 승리에 기여했다.
안토니는 앞서 레알 베티스에서의 생활을 묻는 질문에 "맨유에서 어두운 시기를 보냈다. 아들과 놀아줄 힘조차 없어 방에 틀어박혀 며칠씩 굶기도 했다"면서 "레알 베티스로 와서 다시 웃게 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안토니는 미국 'CBS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나도 모른다. 오직 신만이 아실 것"이라며 "나는 경기에 집중했다. 레알 베티스와 모두를 사랑하고 있지만 맨유와 계약이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대표팀에 합류한 뒤 휴가를 갈 예정"이라는 안토니는 "그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볼 것이다. 여기서 행복하지만 (맨유와) 계약이 돼 있는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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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초 마레스카 첼시 감독은 산초의 완전 영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첼시 구단은 산초 임대 당시 맨유와 완전 영입 의무 조항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첼시는 이제 산초 영입을 피하기 위해 최대 500만 파운드(약 93억 원)를 지불할 수도 있다. 
안토니와 산초의 포옹은 이날 결승전 최고의 감정적 순간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뒤에 이적과 관련해 깔린 복잡한 현실이 팬들의 입을 통해 직설적인 농담으로 반영됐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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