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주장 손흥민(33, 토트넘)이 여전히 찬사를 받고 있지만, 그의 미래는 여전히 물음표다. '레전드'로 공인받은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이정표를 고민할 시기다.
손흥민은 지난 2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토트넘 홋스퍼에 17년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안겼다. 그가 주장으로 유럽 대항전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세 번째 선수가 됨에 따라, 구단 역시 "토트넘의 진정한 레전드(True Legend)"라 명명하며 역사적 위상을 공식화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손흥민과 함께한 스티브 페리먼, 앨런 멀러리 등 전설들과 나란히 트로피를 드는 이미지까지 게재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엔 냉정한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손흥민은 2021년 체결한 계약에 따라 2026년 6월까지 토트넘과 동행하게 됐지만, 현지 언론은 이를 '전략적 연장'으로 해석한다.
영국 '가디언'은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한 건 이적 시장에서 그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라고 짚었고, '스퍼스웹'은 "올 시즌은 과거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 만큼 존경심만으로 재계약을 제안해선 안 된다"라고 냉정히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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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손흥민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해 두 달 보름 가량 전력에서 이탈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 9도움, 전 대회 합산 11골 12도움에 그쳤다. 데뷔 후 처음으로 리그 두 자릿 수 득점을 놓쳤지만, 여전히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는 점은 존재감을 방증한다.
이런 가운데 재계약 문제는 구단 재정과 맞물려 복잡하게 얽혀 있다. 손흥민은 팀 내 최고 연봉자(약 180억 원)지만, 구단 재정 적자와 팀 재편 속에서 연봉 삭감 없인 재계약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일부 언론은 토트넘이 이번 여름 그를 매각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과 튀르키예 클럽들이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보였으며, 5,000만 파운드(약 926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제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홋스퍼 HQ'는 "손흥민이 이적한다면 토트넘은 젊은 피 수혈과 재정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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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구단의 공식 입장은 다르다. 스퍼스웹에 따르면, 토트넘은 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 확정 이후 손흥민을 팀의 중심으로 삼아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며,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어떠한 제안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구단은 다음 시즌 한국 투어도 예정되어 있어 손흥민의 상징성과 상품성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결승전 선발 제외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후반 교체 투입돼 수비 가담과 압박으로 헌신했으며, 시상식에선 주장으로서 가장 먼저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장면으로 팬들을 감동시켰다. 이에 대해 '풋볼 인사이더'는 "경기력 저하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팀의 정신적 지주로 남아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제 관심은 12월로 향한다. 영국 언론은 손흥민과 구단이 올해 말 마지막 재계약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봉 삭감 여부, 계약 기간, 역할 조정 등 현실적인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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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는 손흥민. 그의 다음 행보가 또 하나의 역사로 남을지, 아니면 이제는 작별을 준비할 때인지. 손흥민과 토트넘의 교차로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