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전설' 케빈 더 브라위너(34, 맨체스터 시티)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패스를 주고받게 될까. 나폴리가 두 선수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탈리아 '아레아 나폴리'는 2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 보도를 인용해 "지오반니 만나 단장이 현재 팀의 최대 과제 중 하나인 측면 공격수 영입을 위해 두 명의 선수를 눈여겨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나폴리는 지난 1월 이적시장에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떠난 이후 그 자리를 확실히 메우지 못했다. 이제 나폴리는 새로운 위상에 걸맞은 수준의 측면 공격수 보강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목된 나폴리의 영입 후보는 총 2명이다. 첫 번째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협상을 진행했던 에돈 제그로바(26, LOSC 릴)이고, 두 번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강인이다.
라 레푸블리카는 "나폴리는 선수 보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반드시 2명의 공격적인 윙어가 필요하다. 작년 8월 협상했던 제그로바와 유럽연합(EU) 시민권이 없는 이강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 따라서 이강인과 함께 논-EU 쿼터 두 자리를 미리 다 쓸지 혹은 기다릴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다만 이강인을 눈독 들이고 있는 팀은 나폴리만이 아니다. 튀르키예 출신 이적시장 전문가 에크렘 코누르에 따르면 AC 밀란과 유벤투스 등 세리에 A 강팀들이 이강인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에서도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프리미어리그도 유력 행선지 중 하나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선 아스날이 이강인 영입을 추진했다가 PSG의 거절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크리스탈 팰리스 등이 꾸준히 이강인과 연결된 바 있다.
지난달엔 이강인의 에이전트인 하비에르 가리도가 지난달 잉글랜드를 방문해 맨유, 아스톤 빌라, 에버튼 등과 회담을 진행하면서 소문을 키우기도 했다. 당시 스페인 '엘 데스 마르케'는 접촉 과정에서 이강인의 이름이 언급됐다고 전했다.
'투토 나폴리'에 따르면 이강인은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나폴리행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PSG가 그의 몸값으로 최소 2000만 유로(약 312억 원)를 요구하고 있기에 이적료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자금력을 갖춘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에는 크게 부담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상대적으로 재정 규모가 작은 세리에 A 클럽들로서는 쉽게 쓸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강인이 올여름 PSG와 작별이 유력하다는 점. 스페인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이강인과 동행을 마칠 준비가 완료됐다. PSG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이강인의 이적을 허용했다. 아스날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의 몸값은 이미 정해졌다"라고 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출전 시간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겨울 이적시장을 기점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여러 위치에서 뛰며 엔리케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지만, 확고한 포지션을 구축하지 못하고 로테이션 자원으로 전락했다. 실제로 그는 가장 중요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 줄곧 벤치만 지키고 있다.
이강인은 최근에도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오세르와 리그 최종전에서도 벤치만 지켰고, 스타드 랭스와 쿠프 드 프랑스 결승전에서도 1분도 뛰지 못하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계획에서 완전히 배제된 모습이다. 이대로라면 내달 1일 열리는 인터 밀란과 UCL 결승전도 결장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도 직접 이적 힌트를 흘렸다. 그는 이달 초 자신의 인스타그램 소개란에 적혀있던 PSG 팀 이름을 지웠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최근 이적설에 휩싸인 이강인이 다시 한번 이적 힌트를 남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는 마요르카 시절에도 인스타그램에서 마요르카 팀 이름을 지운 뒤 PSG로 떠난 바 있다.


만약 이강인이 나폴리 유니폼을 입는다면 더 브라위너와 한솥밥을 먹게 될 수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맨시티를 떠나는 그는 현재 나폴리 이적에 근접한 상황이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5일 "나폴리는 다음주 초에 더 많은 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더 브라위너가 맨시티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말이다. 3년 계약이 논의 중이며 계약 보너스를 포함한 3년간 총 급여는 2700만 유로(약 4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에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나폴리가 지난 2개월간 영입 작업을 펼쳐온 가장 중요한 이름은 더 브라위너다. 나폴리는 공격 준비가 됐고, 더 브라위너 영입에 매우 가까워졌다. 협상은 진전된 단계"라며 "더 브라위너는 첫 두 시즌간 순수익 약 600만 유로(약 93억 원)를 받을 수 있고, 세 번째 시즌엔 500만 유로(약 78억 원)를 받을 수 있다"라고 구체적인 조건까지 언급했다.
무엇보다 더 브라위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들이 나폴리행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가 이미 나폴리를 방문해 집까지 알아본 상황. 로마노는 "더 브라위너는 가족적인 관점에서도 이미 모든 걸 결정했다. 나폴리는 언제 어디서 메디컬 테스트를 할지 고심하고 있으며 다음 주 런던에서 진행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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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SG, 이강인, 백포스트 UK, 스카이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