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오심" 휘슬 하나에 1853억 와르르! 팀 공중 분해 위기...빌라, UCL 티켓 놓쳤다 "프로젝트 전체 뒤흔들 위기"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5.27 07: 19

성급한 휘슬 하나에 1억 파운드(약 1853억 원)가 날아갔다. 아스톤 빌라가 최악의 판정 실수 때문에 팀이 공중 분해될 위기에 처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6일 "심판의 1억 파운드짜리 실수가 빌라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무산시킨 듯하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완벽한 골처럼 보였던 득점이 비디오 판독(VAR)도 없이 취소되자 분노했다. 결국 이는 값비싼 패배로 이어졌다"라고 보도했다.
아스톤 빌라는 같은 날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빌라는 승점 66(19승 9무 10패)에 머무르면서 6위로 시즌을 마쳤다. 5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승점은 동률이지만, 골 득실에서 밀리고 말았다. 결국 한 끗 차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을 놓치고, UEFA 유로파리그(UEL) 무대에 나서게 된 빌라다.
이날 빌라는 동기 부여가 적은 맨유를 상대로 압도당했다. 여기에 전반 추가시간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터졌다. 수적 열세에 처한 빌라는 후반 31분 아마드 디알로에게 선제골을 내준 데 이어 경기 막판 크리스티안 에릭센에게 페널티킥 득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문제는 앞서 나온 모건 로저스의 득점 취소 장면. 0-0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후반 28분 골키퍼 로빈 올센이 전방으로 길게 패스했고, 로저스가 빠르게 침투했다. 맨유 수문장 알타이 바인드르가 먼저 공을 잡는가 싶었으나 로저스가 달려들어 공을 건드린 뒤 빈 골대에 차넣었다.
그러나 이는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토마스 브라몰 주심이 이미 휘슬을 불며 로저스의 반칙을 선언했기 때문. 바인드르가 명백히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로저스가 무리하게 공을 건드렸다는 판정이었다. 
문제는 브라몰 심판이 공이 골 라인을 넘기 전에 휘슬을 불었다는 것. 이 때문에 비디오 판독(VAR)조차 진행할 수 없었다. 프리미어리그 매치 센터는 "심판 판정은 로저스가 소유권을 얻기 전에 바인드르가 공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맨유의 프리킥이었다. 골이 들어가기 전에 휘슬이 불렸기 때문에 VAR 개입이 불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분노한 에메리 빌라 감독은 부심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땐 바인드르가 제대로 공을 잡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판정은 뒤바뀌지 않았고, 빌라는 곧바로 디알로에게 실점하고 말았다. 에메리 감독은 후반 막판 맨유의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박수를 치며 "브라보"라고 비꼬기도 했다.
빌라는 이날 비기기만 했어도 UCL 티켓을 확보할 수 있었다. 만약 로저스의 골이 인정됐다면 다음 시즌 UEL이 아닌 UCL 진출이 유력했지만, 잘못된 판정 하나로 운명이 바뀌게 됐다.
텔레그래프는 "주심이 보여준 그 찰나의 서두름은 조금 더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순진한 인간적 실수로 넘길 수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1억 파운드(약 1,200억 원)가 걸린 경기였는데 단 하나의 끔찍한 결정이 빌라의 프로젝트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파장을 일으켰다"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그 결과를 생각해 보라. 빌라의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도전이 좌절되었다는 사실은 최고의 선수들에 대한 매력을 약화시킨다. 임대생 마커스 아센시오와 마커스 래시포드를 완전 이적시키려는 계획도 갑자기 심각한 의문에 봉착했다. 더 큰 우려는 에메리가 기존 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다. 유로파리그에 갇힌 빌라는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PSR)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더 위태로운 줄다리기를 해야 하며 유럽에서 10번째로 높은 주급 규모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순식간에 주축 선수들을 대거 잃은 위기에 처한 빌라다. 텔레그래프는 "레온 베일리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방출은 이미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어떤 가격에도 팔지 않겠다고 밝힌 로저스까지 그들을 따라 팀을 떠나게 될까?"라고 덧붙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도 빌라 선수들은 현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황망한 표정이었다. 분노한 에메리 감독은 주심의 뒤를 따라 터널을 성큼성큼 걸어갔다. 
빌라는 구단 차원에서 공식 성명도 발표했다. 빌라는 "오늘 맨유전 이후 경기 심판진 선정 과정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 위해 프리미어리그 심판관리기구(PGMOL)에 공식 서한을 보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더 경험 많은 심판이 배정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브라몰 심판은 10명 중 2번째로 경험이 적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빌라는 "경기 종료 17분을 남기고 로저스의 골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판정은 클럽이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 주요 요인이었다. 이번 시즌 확립된 기준에 따르면 휘슬을 빠르게 부는 결정은 심판 가이드라인과 명백히 일치하지 않는다. VAR은 이런 상황이 마땅히 받아야 할 조사를 받도록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이번엔 그 기술이 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텔레그래프도 "승점 1점만 따내면 빌라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확정될 수 있었고, 로저스의 완벽한 골은 빌라가 승점 3점을 따내는 발판이 돼야 했다. 하지만 빌라는 골득실 차로 뉴캐슬에 밀렸다. 에메리가 지은 튼튼하고 모두가 부러워하던 집은 순식간에 모래 위에 지어진 성이 됐다"라며 "브라말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다. 이제 하워드 웹 PGMOL 심판위원장만이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있다. 심판 신뢰는 위험할 정도로 낮아졌다"라고 짚었다.
한편 에메리 감독에 따르면 브라몰 심판도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경기 후 심판과 얘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알고 있다"라며 "지금은 VAR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에메리 감독은 "나는 매일 실수를 한다. 오늘도 실수를 했다.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실수를 한다. 때때로 심판들과 함께라면 실수를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다. 난 VAR을 믿는다. 프리미어리그엔 훌륭한 심판들이 있다"라며 최대한 화를 누그러뜨리려 애썼다.
빌라의 주장 존 맥긴은 조금 더 강하게 항의했다. 그는 "라커룸의 그 누구도 우리가 이길 자격이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맨유가 더 좋은 팀이었다"라면서도 "하지만 그 판정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랍다. VAR이 도입됐을 때 모두가 올바른 판정을 원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맥긴은 "규정은 알지만, 우리에겐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순간에 휘슬을 불다니 정말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다. 대가가 너무나 크다. 우리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건 오직 승점 1점이었다. 규정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한다. 명백한 실수조차 인정할 수 없다니 옳지 않다. 심판도 우리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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