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자신의 경질을 바라는 목소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BBC'는 26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는 올 시즌 처음도 아니지만, 다소 당황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UCL) 진출 자격 확보와 트로피 획득이라는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그는 아직 자신의 미래를 두고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에 한탄했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홋스퍼는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 1-4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의 올 시즌 최종 성적은 11승 5무 22패, 승점 38, 골득실 -1(64득점 65실점)이 됐다. 토트넘은 클럽 역사상 최악의 성적인 프리미어리그 1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기존 최저 기록은 1993-1994시즌의 15위였다.
단일 시즌 리그 최다 패배 기록도 새로 썼다. 토트넘은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38경기 체제에서 20패를 기록한 건 1912-1913시즌이 마지막이었지만, 이번엔 여기에 2패나 더 추가했다. 22패는 42경기 체제까지 통틀어도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패배 기록 타이다.

토트넘은 마지막까지 졸전을 펼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론에도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물론 그는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을 일궈내면서 엄청난 업적을 만들었다. 토트넘이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최악의 부진을 면치 못한 만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미래는 여전히 빨간불이다. 이전부터 영국 현지에서는 우승 여부와 별개로 그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한 바 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실망한 토트넘 팬들은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물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 남고 싶은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우승 퍼레이드에서 "최고의 드라마는 시즌 2보다 시즌 3가 더 좋은 법"이라며 잔류를 어필했다.
다만 현실은 냉혹하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미 차기 사령탑 후보를 4명 이상 물색했다. 요한 랑게 디렉터와 친분이 있는 토마스 프랭스 브렌트포드 감독과 마르코 실바 풀럼 감독,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안도니 이라올라 본머스 감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UCL 우승이라는 성과를 강조하며 경질 여론에 항의했다. 그는 "어떻게 평가하겠는가? 이번 시즌은 엄청났다! 우리는 17년간 획득하지 못했던 트로피를 따냈고,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다. 시즌 초반 토트넘의 누군가에게 이런 결과를 받을 의향이 있는지 물어봤다면 아니라고 했을 사람은 없었을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전례 없는 일을 해내고도 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클럽의 다른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질문에 답해야 했다. 하지만 나와 내 미래에 대한 질문엔 답할 수 없다. 난 한편으로 '왜 그런 질문을 받는 걸까'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하지만 지금이 이 클럽에 진정으로 결정적인 순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다음 시즌) 어디에 있든 한동안 성공하지 못했던 클럽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내가 우승했던 팀들은 내가 떠난 뒤에도 여전히 우승 경쟁 중이다. 지금이야말로 토트넘이 매년 우승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난 이번 시즌 우리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주고자 결정했고, 그게 우리의 리그 폼에 영향을 미쳤다.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다"라며 "난 8위였던 팀에 부임했다. 2위였던 팀에 온 게 아니다. 그리고 유럽대항전을 보장해 줄 선수 한 명(해리 케인)을 잃었다. 그러고도 지난 시즌 5위를 차지했다. 내년엔 우리가 더 훨씬 강한 팀으로 상위권을 차지하기 위해 도전할 것이라는 사실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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