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더 브라위너(34)가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도 하늘색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프리미어리그에 남아 맨시티를 적으로 상대하는 대신 이탈리아 나폴리 합류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나폴리는 다음주 초에 더 많은 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더 브라위너가 맨시티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말이다. 3년 계약이 논의 중이며 계약 보너스를 폼한한 3년간 총 급여는 2700만 유로(약 42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에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나폴리가 지난 2개월간 영입 작업을 펼쳐온 가장 중요한 이름은 더 브라위너다. 나폴리는 공격 준비가 됐고, 더 브라위너 영입에 매우 가까워졌다. 협상은 진전된 단계"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조건까지 언급됐다. 로마노는 "최근 구두 합의를 마쳤던 금액 합의는 세금 문제로 수정됐다. 순수익 2500만 유로(약 389억 원)~2700만 유로에 달하는 전체 계약금과 나폴리가 발동할 수 있는 3년 차 계약 옵션은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세금 상황에 따라 선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급여 분배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나폴리와 더 브라위너는 벌써 메디컬 테스트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다. 로마노는 "더 브라위너는 첫 두 시즌간 순수익 약 600만 유로(약 93억 원)를 받을 수 있고, 세 번째 시즌엔 500만 유로(약 78억 원)를 받을 수 있다"라며 "가족적인 관점에서도 이미 모든 걸 결정했다. 나폴리는 언제 어디서 메디컬 테스트를 할지 고심하고 있으며 다음 주 런던에서 진행할 수도 있다"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나폴리는 보통 로마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지만, 더 브라위너는 화요일과 수요일 사이 런던에서 받을 수도 있다. 이 테스트는 이적 협상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는 날이다. 배후에서 시카고 파이어스가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이 옵션은 힘을 잃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텔레그래프' 역시 "나폴리는 더 브라위너를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는 다음주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아우렐리오 데 라운레티스 나폴리 회장과 만날 예정"이라며 "나폴리의 챔피언스리그 복귀는 클럽 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폴리는 올여름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나폴리는 이번 시즌 인터 밀란을 제치고 세리에 A 우승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엔 10위에 그쳤지만, 새로 부임한 콘테 감독의 지휘 아래 김민재가 활약했던 2022-2023시즌 이후 2년 만에 스쿠데토를 탈환했다. 이제 나폴리는 왕권을 지키기 위해 더 브라위너와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여러 선수를 눈독 들이고 있다.


맨시티를 넘어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전설 중 한 명인 더 브라위너다. 그는 2015년 맨시티 합류한 뒤 프리미어리그 우승 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 FA컵 우승 2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 5회 등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은 422경기 108골 177도움.
하지만 더 브라위너와 맨시티의 10년 동행도 이제 막을 내린다. 그는 26일 열린 풀럼전을 통해 맨시티 고별전을 치렀다. 더 브라위너는 후반 40분 교체 투입되며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는 6월 열리는 클럽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기에 이날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갑작스런 이별은 맨시티의 결정이었다. 더 브라위너는 "나는 일년 내내 어떤 제안도 받지 못했고, 맨시티가 결정을 내렸다. 분명히 좀 놀랐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솔직히 난 여전히 지금처럼 최고 수준에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고백했다.
더 브라위너의 다음 행선지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는 물론이고 유럽 빅리그에서도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 브라위너도 가족들과 논의해 보겠다며 프리미어리그 잔류 가능성까지 열어뒀지만, 이제는 급격히 나폴리행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한편 맨시티는 떠나는 더 브라위너를 위한 특별 동상도 제작할 예정이다. 맨시티는 지난 2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더 브라위너가 10년간 클럽에 바친 헌신을 기리기 위해 에티하드에서 그의 화려한 커리어를 기념하는 특별 동상을 만들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더 브라위너는 "이건 내가 언제나 이 클럽의 일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돌아올 때마다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난 항상 여기에 있을 것"이라며 동상 제작 확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지금까지 맨시티가 동상을 제작한 전설적인 선수들은 뱅상 콤파니와 다비드 실바, 세르히오 아게로, 콜린 벨, 마이크 서머비, 프란시스 리 등이 있다. 이들의 동상은 지금도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지키고 있다.
맨시티는 "2021년 전 주장 콤파니와 실바를 기리는 상징적인 동상 두 개가 공개됐다. 둘 다 10년 넘게 맨시티가 최고의 팀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22년에는 클럽 역대 최다 득점자 아게로의 헌정 동상이 세워졌고, 2023년엔 1960년부터 맨시티에 30년간 봉사한 상징적인 세 전설 서머비, 리, 벨을 기리는 동상이 건립됐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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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BS 스포츠 골라조, 백포스트 UK, 스카이 스포츠, 트랜스퍼스, 맨시티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