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의 다음 행선지는 프리미어리그 혹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2일(한국시간) 김민재의 미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바이에른에서 상황을 볼 때 김민재는 어디로 향하게 될 거라고 보는가?"라는 한 팬의 질문에 "사우디 혹은 프리미어리그다. 하지만 그는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라고 답했다.
세리에 A보다는 자금력을 갖춘 프리미어리그나 사우디 프로 리그가 김민재의 다음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 다만 로마노가 다시 한번 언급한 만큼 김민재의 높은 연봉이 걸림돌이 되는 모양새다.
올 시즌 김민재는 바이에른의 분데스리가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43경기 3593분을 소화했고, 리그에서만 2289분을 출전하며 헌신했다. 이는 요주아 키미히에 이어 바이에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출전 시간이다.
특히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강행군을 소화했다. 그는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줄부상으로 제대로 쉬지 못했고, 계속해서 바이에른 후방을 지켰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우려를 표할 정도로 '혹사의 아이콘'이 됐다.
그 덕분에 바이에른은 지난 시즌 레버쿠젠에 내줬던 마이스터샬레(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왔다. 김민재도 한국 선수 최초로 유럽 5대리그 중 두 개 리그를 제패한 주인공이 됐다. 그는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세리에 A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김민재가 다음 시즌에도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너무나 오래 부상 투혼을 펼친 탓인지 시즌 막판 들어 실수가 잦아졌고, 독일 현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자 '스카이 스포츠' 독일판과 '빌트', '키커' 등 유력지를 중심으로 바이에른이 김민재와 작별을 고려한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바이에른 보드진은 이미 김민재 매각을 결심했다. 빌트에 따르면 막스 에베를 디렉터는 감독위원회로부터 요나탄 타와 2028년까지 계약을 포함해 여름 이적시장 계획을 승인받았다. 매체는 "바이에른은 수비 스타 김민재에 대한 영입 제안을 기다리고 싶어 한다. 이들은 해외에서 제안이 오길 바란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김민재가 바이에른을 떠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트랜스퍼마크트'와 'RAN' 등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바이에른의 다음 시즌 베스트 11에서 김민재를 제외했다. 그 대신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로 수비진을 꾸렸다. 타는 자유계약(FA)으로 바이에른 입단이 유력하며 우파메카노도 재계약 협상을 펼치고 있다.
독일 'TZ' 역시 "바이에른은 여름에 김민재와 결별할 예정이다. 그는 클럽에서 잠재적인 판매 후보로 여겨진다"라며 "김민재는 2년 전 5000만 유로(약 780억 원)의 이적료로 김민재와 계약했을 때 훨씬 더 많은 걸 바랐다. 지금까지의 현실은 냉정했다. 이는 여름에 이적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결국 언제나 바이에른에 남아서 증명하겠다고 외치던 김민재도 마음이 바뀌었다. 사실 그는 작년 여름에도 이적설이 불거졌다. 지난 시즌 후반기 들어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를 잃으며 벤치 신세가 됐고, 세리에 A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김민재는 바이에른에 남아 싸우겠다며 잔류를 선언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김민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적에 선을 그었다. 그는 "떠나야 할 이유가 없다. 팀에 남고 싶다. 지난 7개월간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이 악물고 뛰었다. 다음 시즌에 맞춰서 몸을 만들어 건강하게 뛰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충성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젠 김민재도 새로운 도전을 바라보고 있다.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김민재는 올여름 방출 후보 중 한 명이다. 김민재 본인도 매력적인 제안을 받는다면 팀을 떠나는 걸 꺼리지 않는다. 그는 뮌헨에서 활약에 대한 비판을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전했다.
해외에서 김민재를 원하는 팀은 적지 않다. 첼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 유벤투스, 인터 밀란,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폴크 기자에 따르면 바이에른은 김민재 매각을 통해 3000만 유로(약 469억 원)에서 3500만 유로(약 548억 원) 정도를 챙길 수 있길 기대하고 있기에 충분히 이적이 성사될 수 있다.


문제는 연봉이다. 로마노는 지난달에도 김민재가 연봉을 깎아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상당히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그의 이적료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연봉 규모는 꽤나 거대하다. 유럽 팀들에는 이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면 사우디는 김민재의 연봉을 맞춰줄 준비가 돼 있다. 심지어 더 큰 금액을 제시할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또한 로마노는 "김민재는 연봉을 깎고 유럽 생활을 이어갈지 혹은 사우디로 갈지 결정해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 물론 바이에른 입장에서도 만족스러운 오퍼가 와야 한다. 하지만 김민재가 바이에른을 떠날 가능성은 정말로 구체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재는 현재 바이에른에서 1년에 최대 1700만 유로(약 277억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트에 따르면 그는 토마스 뮐러, 레온 고레츠카와 함께 바이에른 공동 7위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는다. 웬만한 프리미어리그 팀에서는 구단 최고 수준 대우에 달하는 액수.
결국엔 김민재가 돈과 유럽 무대 사이에서 선택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라면 김민재와 바이에른 모두가 만족할 만한 제안을 건넬 수 있는 자금력을 갖췄다. 특히 사우디 국부 펀드(PIF)를 등에 업은 알 힐랄이나 알 이티하드, 알 나스르, 알 아흘리라면 로마노가 언급한 대로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제안할 수도 있다. 커리어에서 중요한 기로를 앞두고 있는 김민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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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파브리시오 로마노, 365 스코어스,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