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우승을 꿈꿨고 끝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 꿈을 이뤄냈다. 손흥민(33, 토트넘)과 해리 케인(31, 바이에른 뮌헨).지난 10년을 함께했던 두 친구는 이제 각자의 길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대회 정상에 섰다. 전반에 터진 브레넌 존슨의 결승 골로 앞서간 토트넘은 경기 종료까지 맨유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트로피를 지켜냈다. 구단 역사상 2007-20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며,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을 포함하면 1971-72시즌, 1983-84시즌에 이어 세 번째 유럽대항전 우승이다.
토트넘이 정상에 오른 직후 해리 케인은 자신의 SNS에 토트넘 우승 축하 이미지를 게시했다. 친정팀의 첫 유럽 트로피 획득을 축하하며 레전드다운 반응을 보인 것이다. 비록 현재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케인은 여전히 '토트넘의 10번'처럼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케인은 유소년 시절부터 토트넘에서 자라 2010년 성인 무대에 데뷔했고 이후 13시즌 동안 토트넘의 상징으로 활약했다. 세 차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잉글랜드 최고 스트라이커로 인정받았고 손흥민과의 ‘역대 최다 합작골’ 기록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았다.
하지만 트로피는 늘 멀었다.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리그컵 두 차례 준우승, 그리고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매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던 케인은 결국 2023년 여름, 우승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매 시즌 트로피를 수집하던 명문 클럽이었지만, 이적 첫 해 그는 무관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토트넘은 그가 떠난 직후 유럽 정상에 섰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22/202505220655776736_682e4d1210bde.jpg)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22/202505220655776736_682e4d12a5f51.jpg)
그리고 손흥민 역시 해냈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골을 끝까지 지켜낸 토트넘은 1971-1972, 1983-1984시즌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07-2008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우승이었다.
그 중심엔 손흥민이 있었다. 2015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10년간 팀의 에이스이자 상징으로 활약했지만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그는 이날 마침내 커리어 첫 클럽 우승을 품에 안았다. 한 달간의 부상 공백을 이겨내고 결승전에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경기 후 태극기를 두르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캡틴 손'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위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두며 강등권과도 가까웠던 팀이다. 하지만 유로파리그에서만큼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우승이라는 결실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더 이상 ‘무관 클럽’이라는 꼬리표도 사라졌다.
케인 역시 이 장면에서 빠지지 않았다. 토트넘의 우승이 확정되자마자 SNS에 우승 이미지를 게시하며 기쁨을 공유했다. 그의 진심은 뮌헨에서 우승을 이룬 직후 손흥민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던 장면에서도 드러났다. 자신도 성불했고 손흥민도 해냈다. 비로소 두 사람 모두 트로피의 무게를 알고, 서로의 기쁨을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22/202505220655776736_682e4d133eb26.jpg)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22/202505220655776736_682e4d13ee58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