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새론의 유작 영화 '기타맨'이 세상에 선을 보인다.
21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김새론의 유작 영화 ‘기타맨’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도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천재 기타리스트의 상실과 사랑, 여정을 그린 음악 영화다.주인공 ‘기철(이선정)’은 돈이 없어 떠돌이 생활하고 있는 천재 기타리스트다. 지인의 소개로 라이브 클럽 밴드 ‘볼케이노’의 기타리스트가 된 ‘기철(이선정)’은 키보디스트 ‘유진(김새론)’을 비롯한 ‘볼케이노’ 멤버들과 동고동락하며 세상에 대한 희망을 찾아나간다.

특히 '기타맨'은 ‘유진’을 연기한 故김새론 배우의 안타까운 사연이 대중에게 알려지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극중 주인공 기철 연기와 연출을 맡은 이선정 감독이 심경을 전했다.
이날 이 감독은 "처음에 김새론 양을 캐스팅하고 미팅을 했고, 좀 힘든 상황인 거 안다. 하지만 내년 5월 말 경에 개봉하겠다. 그때까지만 좀 잠잠히 있다가, 자숙 기간 가진 다음에, 다시 일어설 수 있고, 메이저로 훨훨 날았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카페에서 했었다.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래서 무리하게 진행을 하다 보니,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고. 30일 개봉하는 건, 조금 더 수정해서 나올 것"이라며 "그렇게 작업하면서, 새론 양의 얼굴을 계속 봐야 했다. 그게 제일 힘들다. 잊을 수가 없다. 편집실에서 매일 봐야 하고. 다 저와 같이 있던 모습들인데. 편집하면서 계속 보니까, 꿈에도 나오더라"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두 번째로 힘든 건, 오늘 이 자리에 같이 앉아서 이 시간을 가졌어야 하는 건데. 저 혼자 나오는 게 참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저도 영화 보면서 마지막에 좀 울었다. 아무리 편집하며 천 번을 보아도, 김새론 양의 사연은 참 안타까운 것 같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김새론의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 감독은 "원래 새론 씨에 앞서 캐스팅 될 뻔한 다른 배우가 있긴 했었다. 그래도 새론 양도 마지막으로 만나보는게 어떨까 했을때, 만류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때는 촬영하고도 개봉 못하기도 하는 경우가 있어서. 만약 그때까지 문제가 해결 안되면 개봉도 안될 수도 있어서 만류하는 분들이 있었던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데 미팅하면서 그날 새론 양이 영화에 열정을 보였다. 시나리오를 꼼꼼히 보고 와서 어디를 수정하고 싶다, 저희끼리 연습할까요, 시간 언제 내볼까요? 하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라면서도 "참 안타까웠다. 조금 더 좋은 영화에 얼마든지 출연할 수 있는 친구가, 제 영화에서 이런 열정을 보여주는 게, 감사하기도 했고. 걱정도 됐지만, 제가 밀어붙였다. 김새론 씨로 하겠다고. 해맑게 웃는 모습 때문에 제 소신대로 했던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의 김새론도 추억했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그 당시가 새론 씨가 가장 힘들었을 때다. 저와도 밥을 먹으면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대놓고 하진 않았다"라며 "새론 씨는 주로 차 안에 많이 있었다. 답답할 텐데. 몇 시간이나 소형차 안에서 사람을 좀 피하려고 하는 모습이 좀 있었다. 그런데 신기한 게, 카메라 앞에만 서면 완전히 바뀌더라. 정말 이 친구 연기 잘하는구나. 이런 상황에서도 거의 NG도 별로 없었다. 연기할 때만큼은 프로 같았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연기하면서, 물론 사람이다 보니 저와도 트러블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불편함 속에서도 연기할 때는 누구보다 다정했다. 그래서 ‘얘는 천상 직업이 배우구나. 더 훌륭하게 되겠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다"라며 "여러 가지 개인 아픔과 속상함을 이야기하긴 했지만, 사생활까지는 말씀드리기 좀 그런 거 같다. 자신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굉장히 신나했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한편 영화 ‘기타맨’은 오는 30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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