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사생활 이슈에 휘말리며 '바른생활 사나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동안 깨끗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국민적인 지지와 광고계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아왔던 터라 이번 사건의 충격파는 더욱 크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윤원묵 부장 판사는 공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와 공갈 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면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손흥민의 전 연인으로 알려진 A씨는 지난해 6월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임신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손흥민을 협박해 3억여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A씨는 ‘임신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따’는 취지의 각서를 쓴 것으로 알려졌고, B씨는 지난 3월 손흥민 측에 접근해 7천만 원을 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와 교제하며 협박 사실을 뒤늦게 알고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승줄에 묶인 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법원에 출석한 A씨는 ‘공갈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직도 손흥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는가’, ‘손흥민에게 할 말이 있느냐’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7일 손흥민 측이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알려졌다. 경찰 측은 14일 저녁 A씨와 B씨를 체포하고 이튿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체포 직후 압수한 이들의 휴대전화 등을 바탕으로 초음파 사진의 진위 등 정확한 사실 관계를 조사 중이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철저한 자기 관리와 사생활 문제 없이 ‘흠결 없는 선수’로 각인되었던 손흥민의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안겼다. 손흥민은 국내에서 아이스크림, 면도기, 통신사, 라면, 안마의자, 햄버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며 그의 깨끗하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상업적으로도 큰 가치를 인정받아왔음을 증명했다. 이처럼 쌓아 올린 신뢰의 이미지가 사생활 관련 이슈로 흔들리면서 광고계 또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한국을 넘어 영국 가디언, ‘CNN 등 주요 외신들도 비중 있게 보도하며 손흥민의 국제적인 명성과 함께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조명했다. 그간 그의 클린한 이미지를 알고 있던 해외 팬들과 언론 역시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사안이 불거진 시점이 손흥민 선수의 커리어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안타까움을 더한다. 발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했다가 겨우 복귀한 시점에 터진 사건이며, 토트넘이 2008년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하는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둔 중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현재 가해자들은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지만, 이미 사건 내용이 대중에 알려지면서 손흥민은 법적인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실추라는 큰 후폭풍에 직면하게 됐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