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은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경기, 9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3안타 2타점 4득점 2볼넷의 맹타를 휘둘렀다. 전타석 출루로 팀의 19-2 완벽한 대승을 이끌었다.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시즌 타율은 4할2푼9리, OPS는 1.038을 찍었다.
메이저리그 콜업 이후 최고의 활약이다. 이날 애슬레틱스 선발 오스발도 비도를 마주한 김혜성은 2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했다. 2회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1볼네서 2구째 88.6마일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1-2루간을 가르는 우전안타를 터뜨렸다. 1사 1,3루로 기회를 이어갔다. 이후 오타니의 희생플라이가 터졌고, 김혜성은 무키 베츠 타석 때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무키 베츠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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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말에는 1사 1,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애슬레틱스의 두 번째 투수 제이슨 알렉산더와 상대했다. 김혜성은 거침이 없었다. 알렉산더의 초구 92.5마일 싱커를 받아쳐 좌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단숨에 멀티히트 경기 완성. 7-2로 격차를 벌렸고 김혜성은 이후 오타니의 스리런 홈런 때 홈을 밟았다.
이후 두 타석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4출루 경기를 완성한 김혜성은 8회 좌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까지 터뜨리며 3안타 경기를 자축했다.
다저스 경기를 전담 중계하는 ‘스포츠넷 LA’의 중계진은 김혜성의 활약이 이어지자 “정말 대단하다”라며 8회 김혜성의 마지막 타석을 앞두고 이날 활약을 조명하면서, “김혜성은 지금 이 꿈에서 절대 깨고 싶지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혜성이 현재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부상이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서 인고의 타격폼 조정 과정을 거친 뒤 메이저리그로 겨우 콜업됐다. 그리고 야구가 너무 잘 되고 있다. 과욕이 화를 부를 수 있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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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2회 2루 도루를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애슬레틱스 2루수 막스 슈먼의 왼쪽 발에 왼손이 찧였다. 김혜성이 좀 더 베이스 가장자리로 들어가야 했지만 슈먼이 막고 있는 베이스 쪽으로 손이 들어갔다. 다행히 김혜성은 주루용 손가락 보호장갑을 끼고 있었지만 이후 한동안 통증을 호소했다. 트레이너와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나와서 김혜성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지만 이후 정상적으로 모든 경기를 뛰었고 인생경기를 완성했다.그래도 경기 후 김혜성은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이상은 없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손가락 상태에 대한 질문에 “괜찮다. 슬라딩할 때 밀린 것 같은데 엑스레이 검진을 해봤고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혜성이 하위타선에서 제 역할을 잘해주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로버츠 감독은 “하위 타선이 상위 타선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주자가 없어서 오타니에게 투구하기 훨씬 쉬워진다”라며 “하지만 김혜성 덕분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혜성이 계속 출루해줘서 항상 누상에 주자가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김혜성의 스피드가 상대에 큰 스트레스를 준다. 도루를 하거나 1루에서 3루를 뛰는 등 공격을 풀어나가기에 훨씬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확실히 김혜성이 상위타선에 기회를 연결해주고 있다”라고 김혜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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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은 어쩌면 시한부 빅리거 생활일 수도 있다. 토미 에드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복귀하면 김혜성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혜성이 계속 팀에 이런 역동성을 불어넣어준다면 다저스 구단과 로버츠 감독의 생각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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