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꼬꼬무’가 ‘만삭의 유괴범 전현주’로 ‘내 아이가 사라졌다’ 특집 3부작의 포문을 열며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전현주의 근황을 전해 분노를 높였다.
15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연출 이큰별 이동원 고혜린, ‘이하 ‘꼬꼬무’) 176회에서는 ‘만삭의 유괴범 전현주’를 주제로 개그맨 정성호, 배우 홍화연, 오마이걸 미미가 리스너로 출격했다
이날 이야기는 28년 전 발생했던 사건이었다. 8살 박초롱초롱빛나리가 학원이 끝난 이후에도 집에 돌아오지 않자 엄마는 딸 나리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나리를 처음 보는 언니가 데리고 갔다는 것.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들은 신고를 받고 곧바로 나리의 집에 발신지 추적 장치를 했다.
나리가 유괴된 지 3시간 후 전화를 건 한 여성은 나리를 유괴했다며 2천만 원을 요구했다. 짧은 통화에 발신지 추적이 불가능했던 상황. 더구나 아이의 신변을 걱정해 극비 수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후 하루가 지나도록 유괴범의 전화는 걸려오지 않았다. 리스너 홍화연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심장이 벌렁거린다. 어머니의 애가 얼마나 탔을까”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나리가 유괴된 지 한참이 지나고 다시 걸려온 전화에서 유괴범은 명동 전철역으로 오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그 후 마지막 전화의 추적 장소는 명동의 한 커피숍이었다. 커피숍으로 급파된 형사들은 커피숍에 손님들의 인적 사항을 조사하고 목소리를 확인했지만 범인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사건은 다시 미궁 속에 빠졌다.
나리가 유괴된 지 4일이 지나자 사건은 공개수사로 전환됐다. 나리의 사건이 알려지자 전 국민의 분노가 폭발했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수사 지시를 나섰다. 나리가 유괴된 지 10일째, 나리의 생일이기도 한 이날 부모님은 나리의 생일파티를 열어 주며 오열했다. 엄마의 편지를 읽어 내려가던 홍화연, 정성호, 미미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런데 그 날, 서초경찰서에 “제 딸이 범인인 것 같다”라는 한 통의 제보 전화가 울렸다. 용의 선상에 오른 여성이 명동 커피숍에서 만났던 임산부여서 형사들의 소름을 돋게 했다. 형사들이 신분증 검사를 하던 중, 만삭의 여성이 임신을 이유로 그 자리를 떠났던 것. 형사들조차 임신부가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 그녀의 이름은 전현주로 당시 임신 8개월이었다. 리스너들은 모두 경악했고 미미는 “소름 돋았다”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형사들은 전현주를 서울 신림동에서 체포했다. 나리가 유괴된 지 14일째였다. 나리의 생사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던 전현주는 형사들의 회유와 설득에 나리의 시신이 남편의 소품 창고에 있음을 밝혀 충격에 휩싸였다. 미미는 “미쳤나 봐”라고 분노했고, 정성호는 “살아 있기만 바랐는데”라며 연신 탄식했다.
전현주는 나리를 유괴하기 전날, 집에 들이닥친 남성들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고, 아이를 유괴하라고 협박을 받았다고 거짓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모든 증거들은 단독 범행을 가리키고 있었다. 결국 전현주는 범행을 인정했고, 나리는 유괴 당일 숨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김태경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나리가 전현주에게 경계심을 낮췄던 이유에 대해 “임산부인 아주머니에게 친근함을 느끼는 것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다”라고 분석했다. 전현주는 유괴 이유를 묻는 검사에게 “이 몸으로 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겠느냐. 유괴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해 황당함을 불러모았다.
구치소로 수감된 지 한 달이 지나 전현주는 아이를 출산하자 자신의 자백을 뒤집어 또다시 분노를 불러왔다. 그녀는 공범이 있으며 죄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후 전현주는 “교도소 밖에 있었을 때는 사형을 받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교도소도 살만하더라”라고 고백하며 “내가 살아서 아이를 키워야겠다”라며 무기징역을 원했다. 그녀는 법정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범행을 부인했는데 재판부는 공범 주장에 신빙성 없다고 보면서도 살인이 우발적인 점, 전과가 없는 점을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리고 27년이 지난 지금, 전현주는 환갑이 됐고 ‘꼬꼬무’를 통해 전현주의 근황이 최초 공개했다. 김응분 전 청주여자교도소 교도관은 “신입교육을 받은 후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머리도 있고 일도 잘해서 봉사원 역할을 맡았다. 조용한 성격이라서 존재 자체도 몰랐다”라며 “무기수 같은 경우 복역 중 휴가를 한두 번 갈 수도 있는데 한 번도 가지 않았다”라고 밝혀 충격을 선사했다. 가석방을 바라는 듯한 전현주의 계획에 홍화연은 “나리의 부모님은 죽지 못해 살아갈 심정일 텐데”라고 말했다. 나리의 아버지는 본 방송을 허락하며 제작진에게 “나리처럼 희생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정성호는 “저도 다섯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상상도 안 해본 일”이라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미미는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말들을 하는데 이런 일을 겪을 때 유독 더 느낀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처벌이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마지막으로 MC 장도연, 장성규, 장현성은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라며 “나리처럼 유괴된 아이들이 더 있다”라고 ‘내 아이가 사라졌다’ 특집 2부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이에 각종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자기도 곧 아이 엄마가 될 여자가 어떻게… 유괴이유가 너무 충격적”, “오늘 꼬꼬무 보면서 여러 번 소름 돋는다”, “꼬꼬무 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살인사건 유명한 사건인데도 다시 보니 피가 꺼꾸로 솟는다”, “꼬꼬무 유괴 3부작 시작부터 분노. 다음주 예고보니 더 무서워”라고 반응을 전했다.
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 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 10시 20분에 SBS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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