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서 살아남은 손창민이 또 불운의 사고를 당했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1TV 일일드라마 ‘대운을 잡아라’(극본 손지혜, 연출 박만영, 이해우) 23회에서는 한무철(손창민 분)의 생존 사실을 모른 채 장례를 치르는 이미자(이아현 분)와 가족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제 방송에서 무철의 빈소를 차린 미자는 냉랭한 얼굴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조문객을 맞았다. 이를 본 황금옥(안연홍 분)은 이혜숙(오영실 분)에게 “아무리 그래도 몇십 년을 같이 산 남편인데”라며 “사람이 너무 매정해 보인다”고 씁쓸해했다.
같은 시각, 화재 현장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무철은 자신이 사망했다는 잘못된 소식을 접하고, 초라한 차림으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고인 현황판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한 무철은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망연자실했다. 이내 무철은 “차라리 이게 나을 수 있어. 경찰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했는데 죽으면 그냥 끝나는 거잖아. 이건 한무철을 구해주려는 하늘의 계시”라며 환호했다.

하지만 무철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미자는 빈소까지 쫓아온 빚쟁이들을 향해 남편과 상관 없는 사람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고, 이를 지켜본 무철은 “내 시신 앞에서도 날 거부할 만큼 내가 미운거냐”라며 지난 시간들을 참회했다.
그런가 하면 최규태(박상면 분)는 과거 무철의 만행을 언급하며 그의 자업자득 인생을 한탄했다. 조문객 앞에서 슬픔을 억누르고 있던 미자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눈물을 토해냈다. 뿐만 아니라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무철의 유품을 매만지며 함께했던 시간을 그리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송 말미, 쓸쓸히 장례식장을 빠져나온 무철은 “모두 다 가버려. 가족이고 뭐고 다 필요없어”라며 새 인생을 살겠노라 다짐했다. 돈 한 푼 없이 길바닥에 나앉는 신세가 된 무철은 바람에 날아간 지폐를 주우려다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예측불허 엔딩으로 극강의 흥미를 유발했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1TV ‘대운을 잡아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