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님이 일으켜 주셨다" 두산 화수분 안 죽었네, 오명진 발굴…첫 고향 나들이, 가족들도 웃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5.15 00: 5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명진(24)이 고향 대전에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두산의 화수분 야구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오명진은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두산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 2개가 2루타, 3루타로 모두 장타였다. 
4회 1사 1루에서 오명진은 한화 선발 문동주의 2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시속 148km 직구를 받아쳐 우측 8m 높이의 몬스터월 상단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1타점 2루타를 쳤다. 3-0으로 스코어를 벌린 한 방. 3-1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선 이상규의 4구째 투심을 밀어쳐 좌중간 가르는 1타점 3루타로 쐐기 타점까지 올렸다.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한화는 문동주, 두산은 잭로그를 선발로 내세웠다.8회초 1사 1루 두산 오명진이 1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2025.05.14 / ksl0919@osen.co.kr

수비에서도 존재감이 돋보였다. 4회 1사 1루에서 노시환의 빠른 땅볼 타구를 투바운드로 건져낸 뒤 살짝 미끄러졌다. 당황스러울 법도 했지만 오른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서 글러브를 쭉 내밀었다. 직접 2루 베이스를 터치하며 1루 주자를 잡았다. 선발투수 잭로그가 타구에 발목을 맞고 갑자기 교체된 상황에서 김민규가 올라와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오명진의 집중력 있는 캐치와 빠른 임기 응변이 위기를 막았다.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한화는 문동주, 두산은 잭로그를 선발로 내세웠다.4회말 1사 1루 한화 노시환의 유격수 땅볼 때 두산 유격수 오명진이 1루주자 문현빈을 포스아웃 시키고 있다. 2025.05.14 / ksl0919@osen.co.kr
경기 후 오명진은 이 상황에 대해 “토스를 했어야 했는데 다리가 미끌렸다. 넘어지면서 던지면 악송구 위험이 높으니 주자 한 명만 잡겠다고 순간적으로 생각해서 그렇게 터치했다”고 설명했다. 
4회 몬스터월 직격 2루타도 인상적이었던 오명진은 “맞는 순간 넘어가겠구나 생각했는데 안 넘어가더라. 야구를 하다 보면 이런 일 많으니까 크게 아쉽거나 그러지 않았다”며 웃었다. 
이날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는 오명진의 가족들도 왔다. 대전 출신인 오명진에게 이번 3연전은 첫 고향 나들이였다. 2020년 입단했지만 지난해까지 1군 3시즌 9경기 출장이 전부로 대전 원정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 주전으로 자리잡아 처음으로 대전 고향 나들이에 나섰고, 공수 맹활약으로 가족들에게도 뜻깊은 순간을 선사했다. 
오명진은 “가족들이 대전에 계셔서 부모님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막내 동생이 전부 왔다. (4회 타석에 들어서기 전) 동생이 유니폼 흔들고 있는 것을 봤다. (치고 나서 보니) 동생이 너무 좋아하더라. 가족들 앞에서 좋은 활약을 해서 좋다”며 기뻐했다.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한화는 문동주, 두산은 잭로그를 선발로 내세웠다.4회초 1사 1루 두산 오명진이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리고 있다. 2025.05.14 / ksl0919@osen.co.kr
이어 그는 “가족들이 와서 이번 원정을 기대하긴 했지만 하던 대로 하려고 했다. (개인 활약보다) 팀이 이겨서 좋다. 어제 경기도 5타수 무안타를 쳤지만 팀이 이겨서 너무 좋았다”고 2연승을 거둔 팀을 먼저 앞세웠다. 
시범경기 맹활약을 통해 개막전 2루수로 시즌을 시작한 오명진은 그러나 첫 4경기에서 1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4월부터 조금씩 1군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더니 지난달 27일 잠실 롯데전에선 데뷔 첫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5월 들어선 3할대(.314) 타율로 완전히 적응된 모습. 시즌 전체 성적도 30경기 타율 2할6푼1리(88타수 23안타) 1홈런 16타점 OPS .728로 끌어올렸다. 
오명진은 “초반에는 심적으로 쫓기는 게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고, 응원과 함께 좋은 말씀을 계속 해주셨다. 감독님이 믿어준 덕분에 반등할 수 있었다. 감독님이 일으켜 주셨다”며 이승엽 감독의 믿음에 감사해했다. 
타격만큼 내야 수비도 인상적이다. 2루수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3루수, 유격수를 넘나들고 있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1군에서 어떤 포지션을 받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여러 포지션을 다 연습했고, 경기를 내보내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3루가 편하긴 하지만 유격수 연습도 많이 했고, 어느 포지션이든 준비가 됐다. 1루도 되고, 외야도 할 수 있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한화는 문동주, 두산은 잭로그를 선발로 내세웠다.8회초 1사 1루 두산 오명진이 1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린 뒤 고토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5.14 /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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