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다 가블러’ 이영애 “헤다와 싱크로율? 있으면 큰일나..다양한 색 보여주고파” [인터뷰①]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5.05.13 14: 05

배우 이영애가 3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이영애는 13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헤다 가블러’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세계적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1890년도 작품으로, 입센의 고전을 미니멀한 무대와 대형 스크린 등을 활용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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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된 시대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한 여성의 내면을 집요하고 섬세하게 파고든 고전 명작으로 평가되는 ‘헤다 가블러’의 주인공 '헤다'는 아름다우면서도 냉소적이고, 지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성격을 지닌 복합적인 캐릭터다.
'헤다 가블러'를 통해 지난 1993년 연극 '짜장면' 이후 32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온 이영애는 “몇 십 년 만에 연극을 해서 첫 회에 배가 부르지는 못하겠지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관심 가져주신 만큼 아직 5회밖에 안됐으니까 끝까지 열심히 더 오실 때마다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첫 공연 이후 쏟아진 호평에 대해 그는 “저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많으셨나 보다. 더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게 봐주시지 않나 생각을 하면서 아무래도 몇 십 년만에 무대가 작지 않은 큰 무대니까 같이 하고 있는 내공이 크신 좋은 분들이 무대도 잘 쓰시고 그분들 덕분에 큰 기둥이 돼서 잘 받쳐주셔서 제가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회를 거듭할 수록 더 자연스러워지고 무대를 어떻게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관객 반응도 보면서 포지셔닝이나 액팅이나 좀 더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어떨 때는 노래부르듯이 해보고 어떨때는 강하게 해보고 매니큐어도 빨갛게 칠해보고 나름의 무대를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즐기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왜 ‘헤다 가블러’를 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인연인 것 같다.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타이밍도 맞아야하고 번에는 타이밍이 맞았다. 대학교 은사님께서 입센 작품을 10년 넘게 완전 번역을 하셨다. 오고가는 얘기 중에서 저는 헤다 가블러를 하겠다 했다. 오로지 여성에 초점을 맞춰져서 극 흐름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고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지 않나. 배우가 가진 고유의 색상이 있는데 이영애 스럽게 어떻게 풀까 얘기를 하다가 작년에 ‘벚꽃동산’을 보러가자 해서 왔는데 농담삼아 무대도 너무 좋고 제가 ‘운수 좋은 날’ 촬영이 끝난 타이밍이라 때가 맞겠네요 하다가 덜컥 하게 됐다. 여러가지가 맞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헤다와 자신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싱크로율을 생각한다면 헤다 하고 있으면 큰일난다. 그런 싱크로율은 아니겠지만 나이에서 느끼는 감정과 저 같은 경우는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삶에서 보는 자세가 넓어지고 깊어진 것 같다. 긍정적으로. 그게 제가 가진 직업 연기자로서 풀어낼 수 있는 다양함을 보여줄 수 있는 나이와 잘 맞구나 싶었다”며 “이 여자의 심리를 쫓아가는게 수학문제 풀듯 어려웠다. 이 여자의 심리는 1더하기 1이 2가 아니고 0이되기도 하고 4가되는 여자다. 미지수를 낳는 여자라 관객들도 같이 풀어봤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헤다가 여자의 심리로 꼭 볼 필요는 없다. 결혼한 여자 제도의 속박에서 벗어난다 이런 것이 아니라 연극적으로 사유할 수있는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연극이 됐으면 좋겠다 싶었다. 현대인들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신도 모르는 욕망도 있을 거고 표출하지 못하는 자아가 많을테니 그걸 겹겹이 풀어내어보자 공부하듯이 했다. 굳이 이영애가 아니더라도 옆집 사는 아저씨 누구나 그런 자아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 폭넓게 얘기거리를 줄 수 있는 연극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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