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혜정이 ‘조재현 딸’이라는 꼬리포를 떼고, 자신의 이름 석 자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오랜 침묵을 깨고 돌아온 그는 드라마 주연으로 칸에 초청되며 진정한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해냈다.
조혜정은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제8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 International Series Festival)에 드라마 ‘선녀단식원(Fasting Love)’의 주연 자격으로 공식 초청됐다. 극 중 그는 버추얼 가수 ‘지수’ 역을 맡아 청춘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현지 핑크카펫에 오른 조혜정은 유창한 영어 인터뷰와 프랑스어 인사로 해외 팬들과 취재진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작품 상영 직후엔 긴 박수와 팬들의 사인 요청이 쏟아지며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실감케 했다.
이런 기쁨을 팬들과도 나눴다. 조혜정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감독님과 언니들 든든해요!”라는 글과 함께 인증샷을 게재했다. 사진 속 그는 ‘선녀단식원’의 동료들과 함께 프랑스 칸 현지 호텔 복도에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특유의 수수하고 단정한 스타일 속에서도 당당한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현지 관계자는 “조혜정은 연기력뿐만 아니라 진정성 있는 태도와 팬들과의 소통으로 주연 배우로서의 위엄을 입증했다”라며 “특히 10~20대 해외 관객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조혜정 역시 “칸 시리즈 페스티벌 초청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힘든 시간을 견디며 버텨온 날들이 떠올랐다”며 “이제는 제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 연기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진심 어린 소회를 밝혔다.
조혜정은 한때 ‘조재현의 딸’로 주목받았지만, 2018년 부친 조재현의 ‘미투’ 사태 이후 활동에 불편한 시선이 뒤따랐다. 조재현은 성추문 논란 이후 사과문을 남기고 활동을 중단했으며, 현재까지도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칸 초청을 통해 조혜정은 연좌제의 굴레를 떨쳐내고, 자신만의 연기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현재 글로벌 OTT 진출 논의도 조심스럽게 진행 중이며, 꺾이지 않는 의지로 배우로서의 2막을 써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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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혜정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