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타자 매니 라미레즈(53)가 한국을 방문했다.
라미레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2302경기 타율 3할1푼2리(8244타수 2574안타) 555홈런 1831타점 1544득점 38도루 OPS .996을 기록한 홈런타자다. 올스타 12회(1995년, 1998~2008년), 실버슬러거 9회(1995년, 1999~2006년), 월드시리즈 우승 2회(2004년, 2007년), 월드시리즈 MVP(2004년)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오는 11월과 12월 중 한국과 일본에서 개최할 예정인 ‘2025 레전드 매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 라미레즈는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와 공식 협약식을 맺고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시타에 나섰다.
1988년부터 2002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뛴 내야수 루이스 알리세아와 ‘2025 레전드 매치’를 주관하고 있는 빅터 크루즈 단장도 이날 행사에 함께 참가했다. 알리세아는 메이저리그 통산 1341경기 타율 2할6푼(3971타수 1031안타) 47홈런 422타점 551득점 81도루 OPS .715를 기록한 내야수로 레전드 매치 감독을 맡았다.

라미레즈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한국에서 환대를 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좋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 마치 내가 집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에서 너무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내가 한국어만 할 수 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라며 한국에 온 소감을 밝혔다.
보스턴 시절 김병현과 함께 뛰었던 라미레즈는 “굉장히 엄청난 투수로 기억하고 있다. 야구장 안팎에서 사이가 좋았다”라며 현역 시절을 떠올렸다. 알리세아 감독은 ‘코리안 특급’으로 불렸던 박찬호를 언급하며 “구속이 엄청난 투수였다”라고 약간의 비속어를 섞어가며 이야기했다.
‘2025 레전드 매치’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묻는 질문에 라미레즈는 “다양한 퀄리티 있는 선수들과 접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앤드류 존스가 있다. 가급적이면 좋은 선수들로 선수단을 구성하고 싶다. 팬들은 유명한 선수들을 보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알리세아 감독은 “메이저리그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도 섭외를 하고 있다”면서 “지금 접촉한 선수들은 페르난도 로드니, 디디 그레고리우스, 안드렐튼 시몬스, 스캇 카즈미어, 르네 리베라, 아니발 산체스 등이 있다”라고 밝혔다.
크루즈 단장은 “지금은 이벤트 개최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아이디어라고 보면 된다. 루이스 감독과 라미레즈, 그리고 우리가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선수들을 모집하고 있다. 아직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 대회가 좀 더 구체화되면 더 많은 선수들이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라미레즈는 “나는 이번 이벤트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경기를 하러 온 것이 아니라 한국과의 문화 융합을 위해 온 것이다. 나도 뉴욕에서 정말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며 선수 생활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티의 조화를 위해서 이번 이벤트에 참여하게 됐다. 이번 대회가 1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매년 치러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사실 한국선수들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라고 밝힌 라미레즈는 “내가 대만과 일본에서 뛰었기 때문에 그쪽 선수들은 잘 알고 있는데 한국은 이번이 첫 방문이다”면서 “한국에서 어떤 투수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선수들이 참가한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라며 웃었다. 고척돔에서 홈런을 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는 “나는 지금도 타격을 하고 있고 몸 컨디션 관리도 하고 있다. 야구를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고척돔에서도 홈런을 칠 자신이 있다”라고 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시대를 풍미한 강타자로 이름을 날린 라미레즈는 “최근에는 오타니 쇼헤이(다저스)를 유심히 보고 있다. 무키 베츠 등 다저스에 좋은 타자들이 많다. 또 보스턴 선수들과도 자주 연락하며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내가 가진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한국에도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유망주들에게 내가 가진 야구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아카데미를 세우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포스트 오타니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라며 한국 유망주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