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할 수 없지 않는가”.
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지난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되돌아보며 시즌 첫 실점과 패전 투수가 된 박명근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개막 후 1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온 박명근은 2-1로 앞선 6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 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4점을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박명근은 제이크 케이브와 양의지의 연속 안타 그리고 김재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양석환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2-2 동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만루 위기에서 박명근 대신 김강률이 마운드에 올라 오명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데 이어 강승호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박명근의 자책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 우천 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언젠가는 맞을 수밖에 없는데 그게 그저께 경기였다”면서 “언제까지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할 수 없지 않는가. 언젠가 (점수를 내줄 때가) 올거라 생각했는데 크게 왔다. 1점만 줘야 하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서일까. 염경엽 감독은 “우리가 준비한 야구를 시즌 내내 잘하는 게 중요하다. 감독, 코치, 선수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또 “항상 좋은 팀도 없고 항상 나쁜 팀도 없다. 상위 팀이 5연패에 빠질 수도 있고 하위 팀이 5연승을 할 수도 있는 게 야구다. 기복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쉽게 패했지만 좌완 최채흥의 호투는 그나마 위안거리. 최원태(삼성 투수)의 FA 보상 선수로 LG에 새롭게 합류한 최채흥은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올라 4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볼넷 1개를 내준 게 전부. 4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염경엽 감독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했다. 선발은 물론 불펜으로도 쓸 생각이다. 일단 볼넷이 적다는 게 좋다. 자기가 어떤 스타일로 투구 패턴을 가져가야 할지 정립됐다. 그게 돼야 볼 배합과 경기 운영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이어 그는 “투수 파트 코치들과 전력 분석팀에서도 (최채흥의 투구에 대해)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왼손 불펜이 없었는데 이날 경기를 통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새로 생겼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