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새로운데 목소리가 안 나오고 움직일 수가 없더라.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익숙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 고통스럽다. 너무 고통스러운 여행이었다고 정의하고 싶다”. 기안84가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와 마지막 인사를 선언한 진짜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진행된 예능 프로그램 ‘태계일주4’ 제작발표회에서 기안84는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 배경에 대해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기안84는 “‘태계일주’를 다녀오면 보름을 앓아누웠는데, 이번에는 한 달이 됐다. 이제야 좋아졌다. 수액도 계속 맞고 몸이 너무 안 좋았다”며 프로그램의 고된 여정을 회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제일 힘들었던 예능 같다. 웹툰을 그릴 때도 유종의 미를 거둔 느낌은 없었는데, 이번 여행은 정말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며 “박수칠 때 떠나는 게 멋지지 않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기안84는 이번 시즌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한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멤버들도 그렇고 제작진도 그렇고, 저희가 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제 생각 안에서는 다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유종의 미라고 생각했다. 이게 끝났을 때, 웹툰도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재밌겠다하는 포인트가 있는데 이제는 딱히 생각이 안나더라. 원없이 여행했고, 원 없이 다녔고, 억지로 한다고 하면 시청자분들도 알것 같고, 다 태우고 온 것 같아서 유종의 미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기안84는 특히 이번 시즌을 ‘고통’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며 “중반 이후엔 새롭고 아름다운 것을 봐도 목소리가 안 나오고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익숙함이나 지루함의 문제가 아니라 육체적으로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힘겨웠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기안84의 ‘라스트 댄스’ 선언에 김지우 PD는 “사실 시즌2 때도 마지막이라 했고, 시즌3 때도 진짜 끝이라고 했었다”며 “이번엔 정말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떠났다. 라스트 댄스를 추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지우 PD는 “회식을 하면서 '계속 떠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 잘 이야기해 보겠다”며 시즌 연장의 여지를 남겼다.
기안84도 다음 시즌의 가능성에 완전히 문을 닫지는 않았다. 그는 “피디님과 ‘북한 가면 재미있겠다’, ‘달나라 여행은 얼마지?’ 같은 농담을 한다. 현실적으로 손에 닿는 게 아직 안 보일 뿐”이라며 독특한 여행 아이디어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기안84는 지난 2023년 '태계일주’로 MBC 연예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시즌으로 또다시 대상 탈환에 도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사람이 너무 탐욕적으로 보일까 봐 조심스럽지만, 주시면 좋고 받으면 감사하다”며 솔직한 속마음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사실 현무 형도 욕심이 많더라. 유재석 형님은 잘 모르겠다. 주시면 감사할 뿐이다”며 “만화를 그릴 때나 방송을 할 때나 위기의식을 가지고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이번엔 그 문제가 아니라 너무 고통스러웠던 여행이었다”고 다시 한 번 고충을 강조했다.
기안84와 빠니보틀, 이시언, 덱스가 펼치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는 오는 11일 밤 9시 10분 첫 방송된다. /cyki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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