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지상파의 존재감은 ‘희미한 흔적’에 불과했다.
지난 5일 서울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방송 부문 연출상(송연화 감독)과 여자 신인 연기상(채원빈)을 수상하며 유일하게 지상파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없었다면 지상파는 전멸이었다.
SBS ‘굿파트너’의 장나라와 김준한이 각각 여자 최우수연기상과 남자 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KBS를 포함한 다수 지상파 드라마는 주요 부문 후보에조차 들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로써 올해 백상은 OTT와 케이블 채널의 ‘판’이 되었고, 지상파는 그저 구경꾼이 됐다.
예능 부문은 더욱 냉혹했다. 예능 작품상 후보에는 tvN '무쇠소년단',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 유튜브 '아조씨의 여생', 유튜브 '풍향고',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이 이름을 올렸다. ‘무한도전’과 ‘1박2일’로 국민 예능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지상파는 이제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대상을 거머쥔 건 결국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였다.
OTT가 대세인 현실이다. 특히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플랫폼과 케이블 채널은 실험적인 포맷, 장르 파괴, 탄탄한 제작비로 콘텐츠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반면, 지상파는 여전히 ‘관리 방송’에 머무르며 시청자들의 이탈을 막지 못하고 있다.
과거 ‘국민 예능'과 '국민 드라마'로 전국민을 울리고 웃겼던 지상파 콘텐츠. 지금은 시청률과 영향력 모두에서 밀리며 "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란 질문만 남긴 채 방황 중이다.
한편 '백상예술대상'은 방송, 영화, 연극을 모두 아우르는 국내 유일무이 종합 예술 시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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