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한화 이글스가 두렵지만, 그렇다고 1위를 내줄 생각은 절대 없다. 박동원은 오늘도 1위를 지키기 위해 홈런을 치고 홈플레이트에 쭈그리고 앉아 에이스와 환상 호흡을 선보였다.
박동원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5차전에 5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 활약으로 팀의 5-1 완승을 이끌었다.
첫 타석이 강렬했다. 1-1로 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홈런포를 가동하며 2-1 리드를 이끈 것. 2B-1S 유리한 카운트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의 4구째 몸쪽 직구(142Km)를 공략해 비거리 120m 좌월 홈런을 쳤다. 4일 잠실 SSG 랜더스전 이후 3경기 만에 나온 시즌 9번째 홈런이었다. 경기의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경기 후 만난 박동원은 “내가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기분이 좋다. 사실 내 홈런보다 오스틴의 홈런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오스틴이 홈런 치기 전에 우리 선수들이 출루을 잘해줬기 때문에 대량 득점을 할 수 있었다”라며 “야구를 6~7개월 정도 하는데 타자들이 계속 잘 칠 수는 없다. 잠시 쉬어갈 때도 있는데 다들 조금 많이 쉰 거 같다. 이제 문보경을 비롯해 타선이 전반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그래서 너무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박동원은 이날 수비에서도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와 함께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합작하며 빛을 발휘했다. 2회 1사부터 강승호부터 7회 2사까지 무려 16타자 연속 범타를 유도했다. 이어 나온 김진성, 장현식과의 호흡도 좋았다.

박동원은 “16타자 연속 범타는 몰랐다. 그런 걸 의식하면 기록이 깨지게 되더라. 그냥 한 타자, 한 타자 잘 막아보려고 했다”라며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팀에서 정말 좋은 선수를 잘 데려오는 거 같다. 우리 외국인투수들이 항상 좋은 성적을 내는데 그만큼 구단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뽑아주셔서 가능한 거 같다”라고 치리노스의 투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절대 1강이었던 LG는 전날 두산전 패배로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화 이글스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날 승리를 통해 연패를 피했지만, 같은 시간 한화가 8연승을 질주하며 공동 선두를 그대로 유지했다.
박동원은 “지금 한화가 너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화가 너무 잘한다. 너무 잘해서 힘들다”라고 웃으며 “그런데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우리의 갈 길을 가다보면 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해야 할 걸 먼저 신경 쓰고 있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공동 선두 허용과 관련해 “지금은 순위표를 볼 이유가 전혀 없다. 순위는 100경기 이후에 결정된다”라고 말했지만, 박동원의 의견은 달랐다.
박동원은 “나는 매일 우리 순위를 본다. 감독님이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게끔 그런 말씀을 해주신 거 같은데 나는 경기에 나갔을 때 공을 가장 많이 잡고,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포지션이라 어떻게든 1위를 계속 하고 싶다. 한화 성적도 계속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동원 또한 LG와 함께 시즌 36경기 타율 3할1푼8리 9홈런 25타점 장타율 .609 출루율 .411 OPS 1.020의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박동원에게 남은 시즌 목표를 묻자 “나는 내 기록을 절대 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 타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도 솔직히 모르겠다. 하이라이트 보다가 ‘내가 이 정도 치는구나’를 안다”라며 “이제 36경기, 37경기를 했을 뿐이다. 아직 110경기가 더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 경기를 어떻게 할 건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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