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패배로 한화 이글스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염경엽 감독은 의연했다. 절대 1강 타이틀을 내려놨지만,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가던 길을 계속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지난 5일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어린이날 더비에서 2-5로 패하며 같은 시간 대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제압한 한화 이글스에 공동 1위를 허용했다. 시즌 22승 13패(승률 .629)다.
LG는 시즌 초반 적수가 없는 절대 1강이었다. 무적 LG라는 응원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압도적 1위를 질주했다. 개막 7연승을 시작으로 12경기 11승 1패를 기록하며 승률이 .917에 달했고, 지난달 19일 2위 한화와 승차를 무려 6경기까지 벌렸다.
LG는 4월 2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첫 연패를 당하면서 기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후 2승 1패로 잠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지만, 4월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부터 5월 2일 잠실 SSG 랜더스전까지 5연패를 당하며 절대 1강 타이틀을 내려놓게 됐다.
LG는 다시 2연승을 달렸으나 한화가 최근 17경기 15승 2패의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면서 단독 1위 자리를 내주기에 이르렀다.
6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염경엽 감독은 “우리가 할 걸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가 생각하는 순위로 갈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매 경기 우리가 할 것을 집중하면서 하자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다”라며 “지금은 순위표를 볼 이유가 없다. 순위는 100경기 이후 결정되는 것이다. 부상 없이 우리가 할 것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다”라고 강조했다.

사령탑은 선수들에게도 의연한 태도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염경엽 감독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게 야구다. 안타를 치고 싶다고 칠 수 있나. 안 맞고 싶다고 안 맞나. 야구는 멘털 게임이다. 안 좋은 걸 빨리 잊어버릴 줄 알아야 한다”라며 “ABS의 경우도 선수들에게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다. 어차피 10개 구단 똑같은 조건이 아닌가. 그냥 운이 안 따른다고 생각해야지 안 그러면 말리게 된다”라고 힘줘 말했다.
또 하나. 염경엽 감독은 공동 선두 허용에도 오히려 1보 후퇴하는 전략을 택했다. 7일 선발투수로 손주영이 아닌 최채흥을 낙점한 것. 손주영이 7일 등판할 경우 나흘 휴식을 갖게 되는데 팔꿈치 뭉침 증세가 있어 7일과 8일 이틀의 휴식을 추가로 부여했다.
염경엽 감독은 “내일 최채흥이 들어가면 선발투수들이 전부 다 6일 휴식을 갖게 된다. 지금은 이게 맞는 거 같다. 치리노스도 그렇고 송승기도 그렇고 150이닝 이상을 던져본 적이 없다. 관리가 필요하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부상자가 안 나오는 게 첫 번째다”라고 했다.
LG는 두산 선발 최원준을 맞아 홍창기(우익수) 박해민(중견수) 오스틴 딘(1루수) 문보경(3루수) 박동원(포수) 김현수(지명타자) 오지환(유격수) 문성주(좌익수) 신민재(2루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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