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로 갓 콜업된 김혜성.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시한부 메이저리거’라고 볼 수 있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번뜩이는 감각과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
김헤성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9회 대주자로 교체 출장했다.
한국계 유틸리티 선수 토미 에드먼이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부상자명단(IL)에 오르면서 김혜성에게 빅리그 콜업 기회가 왔다. 지난 4일 콜업됐고 선발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대수비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튿날 5일 경기에서도 김혜성은 선발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3-4로 뒤진 9회 대주자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9회초 선두타자 앤디 파헤스가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기회가 만들어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대주자로 투입했다. 애틀랜타 마무리 라이젤 이글레시아스가 마운드에 있었다. 다저스는 타석에서도 윌 스미스를 대타로 내세웠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김혜성은 스타트를 걸었고 2루에 빠르게 도달했다. 메이저리그 첫 도루 성공. 무사 2루 동점 주자가 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05/202505051440779030_68185b0676c1f.jpg)
이후 윌 스미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낫아웃 상황이었다. 이때 애틀랜타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이 1루로 송구하는 틈을 타서 3루까지 쇄도하며 1사 3루의 기회를 잡았다. 다저스는 경기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1사 3루에서 미겔 로하스와 오스틴 반스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김혜성은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경기는 패했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9회 김혜성의 주루플레이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9회 상황에 대해 “정말 대단했고 흥분됐다”면서 “투수 이글레시아스는 도루 하기 매우 까다로운 투수다. 하지만 김혜성은 정말 뛰어난 스타트를 끊었고 접전이지만 2루에 잘 도달했다”고 김혜성의 데뷔 첫 도루를 평가했다.
이어 3루까지 도달한 장면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그 다음 3루까지 간 장면은 정말 크게 다가왔다. 이후 타석에서의 상황을 정말 유리하게 만들었다”라며 “이게 바로 김혜성의 스피드가 팀에 가져다 주는 장점이다”라고 전했다.
내심 조마조마했던 로버츠 감독이다. 그는 “김혜성이 3루에 도달하기만을 바랐다”고 웃으면서 “그건 순전히 김혜성의 본능적인 플레이였다. 그 타이밍에 그렇게 스타트를 끊을 수 있었던 것은 야구적인 감각이 정말 뛰어난 선수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 경기를 치를 수록 우리가 더 많이 알아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05/202505051440779030_68185b070e536.jpg)
아직 한 타석도 들어서지 않았지만 김혜성의 탁월한 운동 신경을 로버츠 감독에게 각인 시켰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첫 타석도 서지 않았지만 동점을 만들 뻔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1루에서 2루까지 4.31초 만에 도루를 성공시켰다’면서 ‘스미스가 삼진을 당하고 볼이 빠지자 김혜성은 볼드윈이 1루에 송구하는 순간을 틈타 3루로 질주했다. 김혜성은 송구보다 반박자 빠르게 슬라이딩을 하며 태그를 피했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이어 ‘김혜성을 영입할 당시 다저스가 기대했든 그 모습이었다. 베테랑 중심의 로스터에 부족했던 운동 능력을 보완해 줄 선수가 필요했고 그게 김혜성이었다. 그는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고도 경기에 영향을 주는 방법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1사 3루 기회까지 잡은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한 미겔 로하스도 자책했다. 그는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벤치에서 나와서 정말 훌륭한 도루를 했지만 내가 그걸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더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5/05/202505051440779030_68185b07b51f0.jpg)
김혜성은 에드먼이 부상자명단에서 돌아오게 되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정된 기회 속에서 이날처럼 활발한 모습으로 인상을 남긴다면 다저스의 생각도 바뀔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