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딸’이라는 수식어 대신, 자신의 이름 석 자로 글로벌 무대에 선 배우 조혜정. 오랜 침묵을 깨고 본인의 연기와 존재감만으로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조혜정은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제8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 International Series Festival)에 드라마 ‘선녀단식원(Fasting Love)’의 주연 배우 자격으로 공식 초청됐다. 현지 핑크카펫을 밟은 그는 유창한 영어 인터뷰와 프랑스어 인사로 해외 팬들과 취재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선녀단식원’은 가수의 꿈을 품은 청춘이 단식원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조혜정은 극 중 버추얼 가수 ‘지수’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이끈다. 작품은 이날 페스티벌에서 전 세계 최초 상영됐으며, 상영 직후엔 긴 박수와 함께 팬들의 싸인 요청이 이어졌다.
현지 관계자는 “조혜정은 단순히 연기력만으로가 아닌, 적극적인 팬 소통과 진정성 있는 태도로 주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입증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10~20대 해외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가 이어지며 조혜정을 향한 글로벌 관심을 실감케 했다.
조혜정 역시 인터뷰에서 “칸 시리즈 페스티벌 초청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힘든 시간을 견디며 버텨온 날들이 떠올랐다”라며 “이제는 제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 연기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때는 ‘조재현의 딸’이라는 타이틀로 주목받았지만, 부친의 논란 이후 활동에 불편한 시선이 따라붙었다. 조재현은 2018년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 폭로로 여러 차례 가해자로 지목돼 사과 후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그는 "피해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속죄하며 지내고 있다. 모든 일을 내려놓겠다"라고 밝힌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후 그가 가족과도 연락하지 않은 채 지방에서 칩거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조혜정은 이번 칸 공식 초청과 현지 반응을 통해 연좌제 꼬리표를 떼고 본인만의 커리어를 증명해냈다.
조혜정은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글로벌 OTT 진출 논의도 조심스럽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력과 진정성, 그리고 꺾이지 않는 의지로 다시 써 내려가기 시작한 배우 조혜정의 2막에 관심이 모아진다.
/nyc@osen.co.kr
[사진]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