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까지 갔었는데…" 명장도 내심 놀란 한화 대반전, 4월을 +6으로 끝내다니. 1992년 빙그레 시절 이후 '최고의 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5.02 09: 26

“-6까지 갔었다가 +6으로 끝나는 거니…”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시즌 첫 14경기에서 4승10패로 승패 마진이 -6까지 떨어졌다. 극심한 타격 침체로 인해 개막 10경기 만에 10위로 추락하며 힘겨운 출발을 했고, -6을 만회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예전 한화였다면 시즌 내내 마이너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한화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지난달 9일 잠실 두산전을 시작으로 최근 18경기에서 무려 15승(3패)을 쓸어담으며 대반등했다. 시즌 전체 성적도 19승13패(승률 .594), 승패 마진 +6으로 전환했다. 지난달 30일 대전 LG전 5-2 역전승으로 4월을 기분 좋게 마쳤다. 

한화 김경문 감독이 선수들과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4.29 /jpnews@osen.co.kr

한화 김경문 감독과 훈련 중 김태연과 이야기를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2025.04.29 /jpnews@osen.co.kr

1일 LG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 취재진을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4월을 돌아보며 “(초반 타격 부진 때) 연습을 안 한 것도 아니고, 더 기다려야 된다는 좋은 생각으로 도를 닦았다”고 떠올리며 “-6까지 갔었다가 +6으로 끝났다. 초반에 부진했지만 주장 (채)은성이부터 투수 파트에는 (류)현진이가 있고, 고참들이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고 베테랑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김 감독은 “항상 5할 승률에서 플러스를 하고 있어야 찬스가 온다.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닌 거 같아도 시간이 갈수록 중요하다. 지금 플러스를 잘 유지해 까먹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감독들은 항상 승률 5할을 기준으로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운영한다. 5할 이상이면 조금 여유 있게 길게 보고 계산하면서 끌고 갈 수 있지만 5할 밑으로 떨어지면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한다. 초반에 마이너스가 커지면 그만큼 운영하는 입장에서 서두르며 쫓기게 되고, 시즌 전체 싸움이 어려워진다. 
한화 선수들이 승리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5.04.29 /jpnews@osen.co.kr
한화는 전통적으로 4월 봄이 늘 힘겨운 팀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4월에 시즌이 치러지지 않은 2020년 제외하고 1986년 전신 빙그레 시절부터 지난해까지 38시즌 중 한화가 4월을 마쳤을 때 5할 이상 기록한 것은 12시즌밖에 되지 않았다. 올해가 13번째 시즌인데 +6은 구단 역대 통틀어 3번째 좋은 성적이다. 
전신 빙그레 시절인 1988년 4월이 끝났을 때 14승6패로 승패 마진 +8을 기록했고, 1992년 4월을 마쳤을 때는 15승3패1무로 승패 마진이 +12로 구단 최고치를 찍었다. 그해 빙그레는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이어 올해 기록한 +6은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최고 스타트로 한화로 팀명을 바꾼 뒤에는 처음이다. 
항상 4월 초반 레이스에서 밀려 시즌 내내 쫓아가는 처지였지만 올해 한화는 먼저 치고 나갔다. 올해도 시즌 극초반에는 -6까지 떨어졌지만 엄청난 V자 반등을 이뤘다는 점에서 달라진 한화의 힘이 느껴진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한화는 우완 라이언 와이스, LG는 좌완 송승기가 선발로 나섰다. 1회 한화 폰세, 문동주가 경기를 지켜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2025.04.29 /jpnews@osen.co.kr
4월까지 한화가 거둔 19승 중 16승이 선발승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코디 폰세(5승), 라이언 와이스(4승) 두 외국인 투수 중심으로 류현진, 문동주(이상 3승), 엄상백(1승)까지 5명의 선발진들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셋업맨 한승혁(7홀드), 마무리 김서현(9세이브)이 리그 최강 필승조로 거듭나면서 7회까지 리드한 16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마운드 쪽에서 계산이 서는 야구가 된다.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 처리한 비율인 수비 효율(DER)도 지난해 10위(.649)에서 올해 4위(.688)로 상승하며 수비도 마운드를 뒷받침하고 있다. 타선은 기복이 있지만 팀 도루 공동 1위(30개)로 김경문 감독이 추구하는 발야구가 이식됐다. 팀 배팅이나 작전수행능력도 향상돼 연속 안타가 아니어도 점수를 짜낼 수 있다. 1점차 승리만 리그 최다 7번으로 압박감을 견디는 힘까지 생겼다. 
김경문 감독은 “4월에 어려운 승부가 많았다. 1점차 승부를 많이 막아냈다”며 “우리 투수들이 좋다. 타격 쪽만 세팅이 잘되면 상대팀에서도 우리 한화가 쉽진 않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선발진을 중심으로 투수력이 워낙 뛰어나고,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타격 속에서 뛰는 야구로 득점을 낼 수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한화의 상승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이날 한화는 우완 라이언 와이스, LG는 좌완 송승기가 선발로 나섰다. 2회말 1사 1,3루에서 한화 채은성이 이재원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선취점에 성공하고 있다. 2025.04.29 /jpnews@osen.co.kr
 경기를 마치고 한화 김서현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5.04.29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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