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정우주(19)의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 끝났다. 4점차로 앞선 여유 있는 상황에서 흔들렸지만 이 역시 성장의 과정이다.
한화는 지난 27일 대전 KT전에서 4-3으로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선발투수 코디 폰세의 7이닝 109구 무실점 호투 속에 8회까지 4-0으로 앞섰지만 9회 마지막 이닝에만 3점을 주며 하마터면 역전패할 뻔 했다.
2연투를 한 마무리 김서현이 휴식을 취한 가운데 최고 시속 156km 강속구를 뿌리는 신인 파이어볼러 정우주가 투입됐다. 앞서 8경기 8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4탈삼진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홀드도 2개 거둔 정우주라 4점차 리드 상황은 쉽게 끝낼 줄 알았다.
첫 타자 허경민을 2루 뜬공 처리한 정우주는 그러나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은 뒤 장성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를 쌓았다.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다음 타자 황재균에게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 끝난 순간.
4-1로 쫓긴 9회 1사 2,3루 위기에 나온 김종수는 김민혁을 2루 직선타로 처리했지만 배정대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오윤석에게 몸에 맞는 볼을 던져 역전 주자까지 내보냈다.
2사 1,2루 긴박한 상황에서 좌완 김범수가 올라왔다. KT가 좌타자 권동진을 빼고 우타자 장준원을 대타로 썼지만 김범수가 이겼다. 초구 몸쪽 포크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낮은 포크볼로 3루 땅볼을 유도하며 경기를 끝냈다. 김범수의 시즌 첫 세이브.
자칫 대역전패 참사를 당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1점차로 이긴 게 다행이었다. 정우주도 심리적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김경문 감독도 29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27일 경기를 떠올리며 “그날은 누가 봐도 (9회에) 4점차라서 쉽게 끝날 줄 알았는데 야구가 계산하는 것과 잘 안 맞는다. 그래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우주에 대해서도 김경문 감독은 “어린 친구들은 경험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맞아봐야 비로소 배우는 게 있다”며 “따로 말해준 건 없다. 선수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다. (김)서현이도 그렇고 아직 경험을 많이 해야 할 나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이날 LG 좌완 선발 송승기를 상대로 안치홍(지명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 문현빈(좌익수) 노시환(3루수) 채은성(1루수) 이진영(우익수) 이도윤(2루수) 이재원(포수) 심우준(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우완 라이언 와이스.
김 감독은 전광판에 나오는 송승기의 투구 영상을 바라보며 “처음 우리를 만났을 때 너무나 잘 던졌다. 오늘은 우리 타자들이 그때보다는 나으니까, 좋은 안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송승기는 1군 선발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7일 잠실 한화전에서 7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첫 스타트를 잘 끊은 송승기는 올 시즌 5경기(28⅔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2.51 탈삼진 25개로 호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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