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감독 "이혜영, 60대 킬러 못하겠다 포기..마지막 장면 찍고 오열" [인터뷰①]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5.04.29 15: 14

'파과' 민규동 감독이 우여곡절 많았던 촬영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영화 '파과'의 연출을 맡은 민규동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파과’(감독 민규동, 제작 수필름, 배급 NEW)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앞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통해 첫 선을 보여 글로벌 주목을 받았고,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와 베이징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소식까지 알리며 시선을 끌었다. 

민규동 감독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파리제8대학교 대학원 영화과 석사를 거쳐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로 상업영화에 데뷔했다. 이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내 아내의 모든 것' '간신' '허스토리' 등으로 장르적 한계를 확장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민규동 감독의 신작이다.
민규동 감독은 "이 영화가 안 나오면 '민규동 인형이 만들어져서 저주받겠구나' 싶었다. 이혜영 선배님이 몇 번을 못하겠다고 포기했다. 영화를 혼자 끌고 나가는 작업을 해 본 적도 없어서 '내가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하셨다"며 "특히 액션 영역에서 관객들의 눈이 너무 높은 걸 아시고, 액션이 가짜인 영화를 보면 너무 불만족스러워서 걱정 하신 것 같다. 불안과 두려움에 벌벌 떠셨다. 리딩을 하다가 끝까지 못하고 주저 앉기도 했다. 진짜 '나 못할 거 같아'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근데 그 공포의 에너지가 너무 좋은 자세였다. 선배님은 배우로서도 목소리에 대한 콤플렉스가 많고 20대부터 지적도 받았다고 했는데, 난 그 모든 게 좋았다. 판타지 세계에 전설적 존재, 아우라와 잘 어울렸다. '지금과 너무 잘 맞다'고 하면서 환호했었다"며 "선배님이 연습량에 비해서는 액션신이 타고 났구나 느꼈다. 처음에는 스태프도 모두 의심의 눈초리였다. 자기를 증명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셨고, 촬영장에서 총기 사고로 손에 불이 붙기도 했다. 특수 효과를 담당 하신 분이 생전 처음 겪는 사고라고 하더라. 이혜영 선배님이 불을 금방 끄고 '괜찮아' 하면서 바로 촬영에 임했다. 결과적으로 두려움이 좋은 에너지로 변했다"고 말했다.
또한 민규동 감독은 "선배님이 마지막 장면을 찍으시고, 안아줬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졌다. 눈물이 안 멈춰서 도망갔다. 5층 건물을 내려가는 동안 눈물이 안 멈췄다. 나도 모르게 '이 작업이 끝날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불가능을 확인하다가 마지막에 마치 내가 새로 태어난 것처럼 확인한 순간 너무 북 받쳐서 눈물이 나온 것 같다. 1층에서 스태프한테 잡혀서 다시 올라가 선배님과 같이 기념 사진을 찍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파과'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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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EW, 수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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