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가 경쟁 부문으로 변화를 모색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처럼 OTT 작품까지 폭넓게 아우를 전망이다.
29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서, 부산국제영화제와 아시아 영화가 함께 걸어온 기억과 연대를 돌아보는 한편, 아시아 영화의 현안을 진단하며 미래 발전을 모색한다. 특히, 아시아 영화들을 대상으로 신설되는 경쟁 부문이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 영화가 직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포럼을 마련하여 실질적인 해법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관객이 진정으로 보고 만나기를 원하는 작품과 게스트를 초청하여, 관객이 마음껏 영화제를 누릴 수 있는 진정한 관객 친화적 영화제를 지향한다"고 올해 운영기조를 알렸다.
올해 '부국제'는 세대교체를 이뤘다. 정한석 신임 집행위원장 체제 하에 중남미와 유럽을 담당해 온 박가언 프로그래머가 수석 프로그래머로 새롭게 합류했다. 또한, 선정위원회 구조를 슬림화하고 별도의 프로그래머 추가 채용 없이 기존 프로그래머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 선정과 운영을 진행해 조직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일 예정이다.

무엇보다 1996년, 비경쟁영화제로 출범했던 '부국제'가 30회를 맞이한 올해에는 경쟁 영화제로서 새로운 출발을 선언했다. 한 해를 대표하는 최고의 아시아 영화를 선정하는 경쟁 부문(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과 부산 어워드(Busan Award)를 신설한 것. 경쟁 부문은 약 14편 내외를 선정해 심사를 거쳐 폐막식에서 시상된다.
또한, 경쟁 부문과 비전 부문에 상영되는 데뷔작 감독의 작품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심사위원단이 1편을 선정, 뉴 커런츠상(New Currents Award)을 수여한다. 새로운 세대의 영화 창작자들을 발굴 하고 지원하는 영화제의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지난해에는 극장 개봉작이 아닌 넷플릭스로 공개됐던 영화 '전, 란'이 개막작으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의 다큐멘터리 영화 'RM: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RM: Right People, Wrong Place)' 또한 지난해 '부국제'에서 최초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보수적인 '부국제'에서 탈피했다는 평.
정한석 위원장은 "한국영화 산업이 좋지 않고 위기에 빠져 있다. OTT 안 보는 분들 없지 않나. 이 문화를 전면적으로 배제하고 외면하는 건 이상한 일이다. 전문 영화인들도 OTT가 주도하는 작품에서 작업자로 활동 중이다. 무조건 배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작품의 중요도를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전, 란'이 개막작이라 더 논란이 됐던 것 같은데 개막작 포함 240편 모두가 중요하다. 개막작이 영화제 전를 상징하는 것처럼 홍보해 왔는데 개막작에만 화제가 집중되는 왜곡된 현상은 바로잡겠다. 왜곡된 섹션의 생태계를 바로잡겠다. 더불어 존중 받고 화제를 얻길 바란다"며 선정된 240편의 작품 모두를 관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국제'는 매년 10월 첫째 주 부산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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