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스타터 오명을 드디어 씻어냈건만 이번에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또 다른 암초가 나타났다. KT 위즈가 시즌 개막 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경기가 없는 지난 28일 내야수 허경민, 오윤석, 외야수 유준규, 최성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허경민과 오윤석의 말소 사유는 부상. KT 관계자에 따르면 주전 3루수 허경민은 병원 검진 결과 좌측 햄스트링 염좌 진단을 받았다. 약 2주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에 따라 엔트리 말소가 결정됐다.
허경민은 4년 40억 원 FA 계약 첫해를 맞아 26경기 타율 3할1리 1홈런 8타점 9득점 OPS .721로 활약 중이었다. 이강철 감독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할 정도로 공수 존재감이 상당했다. 지난 주말 대전 한화 이글스 3연전에서도 3번 3루수를 맡아 중심타선과 핫코너를 든든히 지켰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해 당분간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내야수 오윤석은 병원에서 좌측 내전근 염좌 소견을 받았다. 다행히 허경민보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약 일주일의 휴식을 취하면 상태를 회복할 전망이다. 오윤석의 시즌 기록은 23경기 타율 1할9푼6리 5타점으로, 김상수가 부상을 당하면서 생긴 2루수 공백을 훌륭히 메워왔다.

두 선수의 부상 이탈이 유독 더 뼈아픈 건 이미 제법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 재활 중이기 때문이다. 에이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허벅지)를 비롯해 천재타자 강백호(옆구리), 주전 2루수 김상수(옆구리) 등 하필이면 주축 전력이 대거 이탈한 상황이다.
KT는 슬로스타터 오명을 씻고 시즌 14승 1무 14패 5위에서 순항하고 있다. 29경기 10승 1무 18패 9위로 처졌던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흐름이다. 에이스, 천재타자, 주전 내야수의 줄부상 이탈에도 잇몸야구를 통해 가까스로 5할 승률을 유지 중이었는데 허경민, 오윤석마저 부상을 당하며 내야진은 물론 팀 전체가 큰 위기에 빠지게 됐다.
KT는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플랜B를 넘어 플랜C 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허경민의 합류로 자리를 잃은 황재균의 3루 복귀가 예상되며, 윤준혁, 권동진, 장준원 등 백업 내야수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최근 퓨처스리그 출전으로 회복을 알린 강백호가 두산 시리즈에서 복귀한다고 해도 내야진은 허경민, 김상수, 오윤석의 공백이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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