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그만둘까 생각했는데…” 3년 동안 짧게 잡은 배트 포기했다, 1307일 만에 홈런 친 베테랑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5.04.29 10: 40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김태진(30)이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타격폼으로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김태진은 지난 25일 인천 SSG전에서 스리런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첫 홈런이다. KIA에서 뛰던 2021년 9월 26일 광주 SSG전 홈런 이후 무려 1307일 만에 홈런을 기록했다. 
2022년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유니폼을 입은 김태진은 그해 77경기 타율 2할6푼8리(254타수 68안타) 20타점 37득점 1도루 OPS .610을 기록했다. 극단적으로 배트를 짧게 잡는 타격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에서 13경기 타율 3할1푼1리(45타수 14안타) 6타점 6득점 OPS .700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화제가 됐다. 키움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키움 히어로즈 김태진. /OSEN DB

하지만 이후 김태진은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2023년 74경기 타율 2할7푼5리(200타수 55안타) 16타점 17득점 OPS .592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81경기 타율 2할2푼2리(189타수 42안타) 10타점 26득점 OPS .535로 성적이 더 하락했다. 
키움 히어로즈 김태진. /OSEN DB
계속해서 부진한 시즌이 계속되자 김태진은 큰 결심을 했다. 2022년 가을야구의 영웅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줬던 타격법을 버리고 다시 배트를 길게 잡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 결과 김태진은 올해 장타력을 되찾았다. 2022년부터 매년 장타가 10개를 넘지 않았는데 올해는 1307일 만에 홈런을 포함해 이미 6개를 쳤다. 시즌 성적은 29경기 타율 2할7푼5리(80타수 22안타) 1홈런 4타점 8득점 OPS .716을 기록중이다.
김태진은 지난 26일 인터뷰에서 “한 점차 상황이고 주자가 1루와 3루에 있었다. 경기 초반이라 내야 땅볼로 1점을 내서 비등비등하게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타구가 떠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임했다”면서 “친 순간에는 타구가 잡힐 줄 알았다. 멀리 가는 외야 플라이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타구가 어떻게 됐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주자들이 천천히 뛰고 있어서 그제서야 넘어간걸 알았다”라고 홈런 순간을 돌아봤다. 
키움 히어로즈 김태진. /OSEN DB
달라진 타격폼에 대해 김태진은 지난달 29일 인터뷰에서 “작년에 너무 어려웠다. 너무 안되다 보니까 폼을 한 번 바꿔보자라고 생각을 하던 찰나에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그런데 거기서 수석코치님이 한 번 폼을 바꿔보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 나도 생각은 가지고 있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열흘 정도 새로운 폼으로 준비를 했는데 컨택률은 짧게 잡을 때와 거의 비슷한데 타구 속도나 발사 각도 같은 것이 좋아졌다. 그 때가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작년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에 생각을 했고 후반기에 변화를 줬다.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안되다 보니까 솔직히 야구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라고 털어놓은 김태진은 “부모님과도 이제 마지노선인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만두기 전에 한 번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새롭게 도전을 한 것이다. 거의 3년 동안 짧게 잡고 쳤는데 오히려 해왔던 시간이 있어서 폼을 바꾸기도 쉬웠다. 예전 폼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했기 때문에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라고 타격폼 변화를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과거의 성공을 버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 김태진이 올 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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