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이혜영 "콘티 안보고 내 맘대로 연기..민규동 감독에 혼났다" [인터뷰③]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5.04.28 15: 44

'파과' 이혜영이 민규동 감독과 작업하면서 크게 느끼고 반성한 점을 공개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영화 '파과'의 주연배우 이혜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파과’(감독 민규동, 제작 수필름, 배급 NEW)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허스토리', '내 아내의 모든 것',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민규동 감독의 4년 만의 연출 복귀작이다. 앞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통해 첫 선을 보여 글로벌 주목을 받았고,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와 베이징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소식까지 알리며 시선을 끌었다. 

이혜영은 극 중 레전드 킬러 조각을, 김성철은 미스터리한 신입 킬러 투우를, 신시아는 조각의 어린 시절 손톱을, 김무열은 조각의 스승 류를, 연우진은 조각과 인연을 맺는 동물병원 원장을, 김강우는 '벌레는 잡고 아픈 사람은 구원하는' 신성방역의 손실장을, 옥자연은 신성방역의 실무자 초엽을 각각 열연했다. 
1981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한 이혜영은 44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하며 레전드 여배우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 영화계에 여성 서사 작품이 적은 가운데, 이번 '파과'는 60대 여성 킬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관심을 받고 있다.
촬영 중 부상을 당했다며, "첫 촬영이 이태원이었는데, 거기서 찍다가 갈비뼈가 부러졌다. 갈비뼈가 나가니까 갑자기 숨을 못 쉬겠더라. 가만히 소파에 드러누워 있었다. 이태원 촬영이 총 2박 3일이 잡혀 있었는데, 그 안에 끝내지 않으면 안 됐다. 그 상태로 계속 찍다가 결국 갈비뼈가 1개가 더 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그 순간 '몸 망치고 영화도 제대로 안 나오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과 불안함은 있었다. 고독이 밀려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고, 부상도 계속 입었다. 아무리 조심해도 발목, 손목 등을 다쳐서 정형외과를 달고 살았다. 무슨 장면만 찍으면 다 병원이었다.(웃음) 부상을 입기 시작하니까 맨 몸에 붕대 감았는데, 그 위에 다시 보호장치를 해야했다. 연기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 많았다"고 고백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민규동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고 배운 게 많았다고 했다. 이혜영은 "지금껏 TV 드라마를 할 땐 모든 연출들이 날 봐준 거 같다. 현장에 가면 카메라, 조명 등이 세팅 돼 있어도 내가 방향을 바꾸면 감독들이 다 봐줬다. 심지어 카메라를 바꾸라고 해도 '오케이' 해줬다. '선배님이 저기를 보신다잖아요'라고 했다"며 "근데 민규동 감독님은 그게 아니었다. '이거 콘티 안 읽어보고 나오셨나요? 우리 스태프 100명은 이렇게 하는지 알고 약속하고 나왔다. 선배님이 이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난 그동안 안 보고 나가서 컨디션대로 했는데, 이번에 민 감독님 만나서 완전 다른 세계를 봤다"며 40년 연기 인생에서 달라진 점을 털어놨다.
한편 '파과'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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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EW, 수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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