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강지용, '이혼숙려캠프' 제작진도 삭제했는데...침묵하고 애도할 때 [Oh!쎈 이슈]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5.04.28 16: 11

세상을 떠난 전 축구선수 고(故) 강지용의 비보에 유가족을 향한 선 넘은 비난이 증폭되고 있다. 생전 고인의 근황을 일부 방송했던 '이혼 숙려 캠프' 제작진조차 방송분량을 삭제조치한 상황. 침묵과 애도만으로도 충분할 시간이다.
전 축구선수 강지용이 지난 22일 세상을 떠났다. 지난 2월 27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이혼 숙려 캠프(약칭 이숙캠)'에 강지용이 아내와 출연했던 상황. 최근 방송에도 등장한 전 스포츠 선수의 갑작스러운 비보가 뜨거운 관심을 모으며 안타까움과 위로를 자아냈다. 
그러나 네티즌 일각의 관심은 위로에 그치지 않았다. '이혼 숙려 캠프' 출연 당시 강지용은 극심한 경제적 압박감을 호소했던 터. 이로 인해 고인을 방치한 유가족을 향해 선넘은 질타가 쏟아졌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는 물론 포털 사이트에 '이혼 숙려 캠프'에 강지용 가족이 출연했을 당시 분량을 짜깁기하며 자극적인 '가짜뉴스'를 확대 재생산하는 일이 만연했던 것이다. 

급기야 강지용의 아내 이다은은 남편의 발인 다음 날인 지난 26일 개인 SNS에 심경을 밝혔다. "제가 지금 제정신이 아직 아니다"라고 운을 뗀 그는 "제발 저의 세 가족에 대해 억측 자제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저희 부부는 우리 아기를 정말 아끼고 사랑했고 지금도 여전히 소중하고 사랑한다. 저희 아기 커 가며 상처받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다은은 "지용이 사진 걸고 안 좋은 글, 허위사실 올리지 말아달라.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나고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찢어질 듯 아프다. 한 때 미워하고 원망하고 헤어지고 싶었던 게 진심이 아니었나 보다"라며 "나는 내 남편을, 우리 아기아빠를, 우리 지용이를 여전히 사랑한다. 100억 줘도 지용이랑 바꾸기 싫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내어드릴 테니 할수만 있다면 내 지용이 다시 돌려달라고 하고싶다. 너무 보고싶다"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다은의 호소보다도 앞서, '이혼 숙려 캠프' 제작진은 고인의 비보를 접하고 생전 방송분량을 '삭제' 조치했다. 비보라고는 하나, 이미 방송이 지난 시점에서 발생한 사건을 두고 의무적인 결정은 아니다. 그러나 출연자가 은퇴한 축구선수인 데다가 가족들 역시 일반인인 만큼 고인에 대한 애도와 남겨진 가족들을 위한 선의에 의한 결정이었다. 프로그램 MC인 전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은 고인의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내 애도를 표했고, 패널로 출연하는 이호선 교수는 개인 SNS에 한 번 더 추모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분량은 짜깁기 돼 확산되며 사이버 렉카들의 먹이로 전락한 실정이다. 고인을 위로한다며 남은 사람들을 난도질하는 값싼 연민과 동정심이 또 다른 비난 여론의 희생자를 낳는 상황. 범죄 사건도 아니고 위로받을 사람도 떠난 가운데 누구를 위한 비판일까. 침묵과 애도만이 필요한 순간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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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TBC 제공, SNS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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