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투수가 선발투수 루틴으로 나오다보니 구위와 제구가 예전 같지 않다. 혹사 논란은 사라졌지만, 최근 2경기 평균자책점이 11.57에 달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마무리투수 김택연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5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렸다.
김택연은 3-3으로 맞선 8회초 무사 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마무리투수를 8회 무사에서 올리는 이승엽 감독의 승부수였다. 그러나 너무 오래 쉰 여파였을까. 첫 타자 나승엽에게 1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았고, 9회초 선두타자 손호영을 사구, 전민재의 희생번트에 이어 장두성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영하에게 아쉽게 바통을 넘겼다.
27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은 세이브 상황에서 던지는 투수인데 어제는 우리가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투구수는 당초 예상한 25개를 던졌지만, 아무래도 두 번째 이닝에 들어가면서 조금 흔들렸다”라고 바라봤다.
올해 첫 풀타임 클로저를 맡아 지난 13일 LG 트윈스전까지 7경기 평균자책점 0으로 승승장구했던 김택연. 그런데 20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1이닝 3실점(1자책)으로 첫 쓴맛을 보더니 전날 롯데를 만나서도 1⅓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수행하지 못했다.
이는 등판 간격과 큰 연관이 있어 보인다. 4월 중순부터 두산의 패하거나 크게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클로저 김택연의 등판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김택연은 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13일 LG전, 20일 KIA전, 26일 롯데전에 등판했는데 나흘 휴식, 엿새 휴식, 닷새 휴식 등 선발투수를 방불케 하는 루틴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다보니 체력은 비축됐지만, 김택연 특유의 압도적 구위 및 정교한 제구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령탑은 이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엽 감독은 “크게 문제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김택연이 팀을 위해서 잘 던져주고 있다. 어제도 위기에서 1점으로 막아줬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김택연을 향한 믿음은 변함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두산은 롯데 선발 박진을 맞아 정수빈(중견수) 김인태(좌익수) 제이크 케이브(우익수) 양석환(1루수) 김재환(지명타자) 오명진(2루수) 강승호(3루수) 김기연(포수) 박준영(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좌완 최승용.
이틀 전 경기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한 양의지가 명단에서 제외됐다. 양의지는 경기가 없는 28일까지 휴식을 취할 계획. 승부처 한방이 있는 김인태는 2번에서 정수빈과 함께 테이블세터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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