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연패를 끊었다. ‘160km 파이어볼러 듀오’ 문동주가 선발승을 거두고, 김서현이 세이브로 끝내는 환상의 그림이 완성됐다. 그 사이에 또 다른 파이어볼러 한승혁도 홀드로 징검다리를 놓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2-1로 이겼다. 전날(25일) KT에 당한 1-2 패배를 하루 만에 똑같은 스코어로 설욕한 것이다. 16승13패(승률 .552)가 된 한화는 5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선발투수 문동주가 올 시즌 최다 7⅔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KT 타선을 압도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도 3.68에서 3.03으로 낮췄다.
안타 3개 모두 권동진 한 명에게 맞은 것으로 나머지 8명의 KT 선발 타자들을 압도했다. 7회까지 투구수 84개로 데뷔 첫 완봉도 노려볼 만한 페이스였지만 8회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희생플라이로 1실점한 뒤 투구수 100개에서 내려갔다.
최고 시속 156km, 평균 152km 직구(42개)보다 슬라이더(24개), 포크볼(20개), 커브(8개) 투심(6개) 등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았다. 슬라이더, 커브로 카운트를 잡고 포크볼을 결정구로 적극 활용했다. 변화구 모두 존 근처에 형성될 정도로 제구가 잘 이뤄졌다.

8회가 아쉽긴 했다. 선두타자 유준규에게 볼넷을 준 뒤 권동진의 우전 안타로 이어진 1사 1,3루에서 로하스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무실점이 깨졌다. 비록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내려갔지만 강력한 투구를 보여준 문동주를 향해 1만7000명 대전 만원 관중들이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어 2-1로 쫓긴 8회 2사 1루에서 올라온 셋업맨 한승혁은 강타자 김민혁에게 최고 시속 150km 직구를 뿌리는 등 7구 승부 끝에 1루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볼카운트 2-2에서 김민혁이 5~6구 연속 파울 커트로 물고 늘어졌지만 한승혁은 7구째 포크볼을 바깥쪽 낮게 떨어뜨려 땅볼을 이끌어냈다. 시즌 5홀드째. 아웃카운트 하나였지만 흐름상 아주 귀중한 홀드였다. 최근 10경기 8⅓이닝 무실점 행진으로 시즌 평균자책점도 2.84로 낮췄다.
9회 마무리는 김서현이었다. 전날 1-1 동점 상황에서 올라와 시즌 첫 실점이 패전으로 직결되는 충격을 입었지만 하루 만에 탈삼진 2개 포함 1이닝 9구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고 1점 리드를 지켰다. 김서현의 시즌 7세이브째. 평균자책점은 0점대(0.71→0.66)를 유지했다.

한승혁과 김서현이 1점 리드를 지켜주면서 선발승을 거둔 문동주는 “완봉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8회 투구수가 많아져도 한 타자, 한 타자 아웃을 잡는 데 집중했다. 뒤에 우리 불펜이 워낙 좋기 때문에 믿었다”며 “우리 불펜 최고다. 믿고 있었다”고 한승혁과 김서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1점차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1점차 승부가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에게 힘든 상황이지만 오늘 선발 문동주를 비롯해 한승혁, 마무리 김서현과 야수들이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한화는 올해 1점차 승리가 5승으로 KT, SSG와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다.

한편 한화는 27일 KT전에 1선발 코디 폰세를 앞세워 위닝시리즈를 노린다. KT에선 트레이드로 데려와 잠재력이 터지기 시작한 좌완 오원석으로 맞불을 놓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