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현재 고된 원정길을 이어가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홈 경기를 한 번도 치르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홈구장인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구조물 낙하 사고 때문이다. 외장 자재 구조물인 루버가 떨어져 관중을 덮치면서 피해 관중 1명이 사망, 1명이 쇄골 부상을 입었다.
긴급안전점검에 들어갔고 창원시와 시설공단과 함께 합동대책반이 꾸려졌다. 현재는 창원시 주도로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까지 구성돼 현재 창원NC파크의 긴급안전점검 이후 재개장을 고심하고 있다. 일단 긴급히 진행된 정밀안전점검은 모두 끝났다. 이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국토교통부를 거쳐서 재개장 승인이 떨어지면 창원NC파크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NC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 일단 NC는 안전점검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둥지를 떠나야 했다. 사고 이후, 예정되어 있던 지난달 30일 LG전과 1~3일 예정되어 있던 SSG전이 취소됐다. 4일부터 고척 키움 3연전, 8일부터 수원 KT 3연전 등 원정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10~12일 롯데와의 경기는 홈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명목상 홈 경기였을 뿐 사실상의 원정경기였다. 창원NC파크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롯데의 홈 구장인 사직구장에서 대신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예정된 일정이 아니었기에 숙소도 제대로 구할 수 없었다.

15~17일 두산과의 홈 경기는 취소. 구장을 바꾸는 등의 대안이 없었기에 취소됐다. 그리고 18~20일 대전 한화 3연전, 22~24일 잠실 LG 3연전에 이어 25일부터 27일까지 대구에서 삼성과 3연전을 치른다. 대구 3연전 역시 홈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재개장 여부를 결론 짓지 못하면서 추후 삼성의 대구 홈 시리즈 일정과 맞바꿔서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선수단도 힘들고, 프런트도 힘들다. 감당해야 하는 상황임을 알고 있지만 피로는 어쩔 수 없다. 이호준 감독은 “선수들도 다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집밥도 먹고 싶고 가정이 있는 선수들은 애들도 보고 싶고 할 것이다”고 말했다. 거듭된 원정 숙소 생활 속에서 마땅히 훈련 장소도 구할 수 없어서 코치들의 호텔 방에서 선수들이 스윙 연습도 하고 있다.
서호철은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계속된 원정경기로 힘든 것은 맞지만 더 잘 뭉쳐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역시 저희가 겪어야 하는 부분이다”라면서도 “모든 선수들이 다시 창원에서 야구하고 싶은 마음이다. 힘들다 보니 더 잘 뭉쳐지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구 삼성 3연전 이후다.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가 지난 23일 꾸려진 이후 회의를 시작했고 사고의 원인이었던 구장 내 루버를 전체 탈거할 지 여부를 고심했고 결국 지난 25일, NC와 창원시, 창원시설관리공단 등 합동대책반은 창원시설공단으로 접수된 국토교통부의 정밀안전점검 보완사항을 중심으로 창원NC파크의 전체적 안전조치 및 구장의 조속한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고 구장의 전체적인 안전조치 함께 창원NC파크 외벽 루버 227개 전체를 탈거하기로 결정했다. 탈거 작업은 26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며, 작업 속도에 따라 일정은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 NC는 "합동대책반은 국토교통부에서 요청한 긴급안전점검 보완사항에 대한 조치 후 국토교통부 보고를 거쳐 창원NC파크 재개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29~31일 열리는 KIA와의 홈 3연전을 창원 NC파크에서 치를 수 있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루버 탈거는 결정했지만 NC는 속이 탄다. 어떤 방식으로든 결정이 나야 KIA와도 협의가 가능하다. 이번 삼성과의 3연전처럼 추후 광주 3연전 일정과 맞바꿀 수도 없다. 8월에 광주에서 3연전이 있는데 이 일정과 바꾼다면 KIA가 한 여름인 8월에 원정 12연전을 치러야 한다.
창원NC파크 혹은 바로 옆 마산구장 무관중 경기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구장 환경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취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5~7일 KT와의 어린이날 시리즈도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NC는 속이 탄다. 선수들도 사실상 원정 18연전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 돌아갈 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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