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에서 '형제 듀오'가 탄생하게 될까. 토트넘이 지난해 영입한 아치 그레이(19)에 이어 해리 그레이(17)까지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24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은 영입 가능성에 앞서 '무서운' 리즈 스타를 스카우팅 중이다. 그들은 해리 그레이의 발전을 주시하고 있으며 그에게 형 아치 그레이의 발자취를 따르도록 설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라고 독점 보도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준결승전을 기대하고 있으며 여름에 케빈 단소를 팀에 남기기 위해 2090만 파운드(약 398억 원)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단소의 임대를 완전 이적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보드진은 지원군들을 북런던으로 데려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며 토트넘의 여름 이적시장 계획을 전했다.
공격진 보강도 필요하다. 기브 미 스포츠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로 데려온 마티스 텔을 4500만 파운드(약 858억 원)에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옵션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최종 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번 주 초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리즈를 습격하겠다고 위협 중"이라며 해리 그레이의 이름을 꺼냈다.
매체는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은 해리 그레이의 성장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 그는 런던에서 형제와 재회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라며 "토트넘은 스카우트를 파견에 해리 그레이를 면밀히 지켜보는 중이다. 그들은 기대되는 젊은 재능 영입을 계속 목표로 삼고 있기에 리즈에서 해리 그레이를 유인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해리 그레이는 2008년생 스트라이커로 잉글랜드 내에서 주목받는 재능 중 한 명이다. 그는 주로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형 아치 그레이와 달리 마무리와 오프 더 볼 움직임, 드리블 등에 강점을 지닌 육각형 공격수다.
해리 그레이는 형과 마찬가지로 리즈가 자랑하는 '그레이 축구 명문'의 일원이다. 그의 아버지인 앤디 그레이, 할아버지 프랭크 그레이, 큰할아버지 에디 그레이 모두 리즈에서 활약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에디 그레이는 리즈에서만 532경기를 뛰었을 뿐만 아니라 4년감 팀 감독을 맡기도 했던 구단 레전드다.
축구인의 피를 이어받은 해리 그레이는 리즈 아카데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토트넘 윙어였던 애런 레넌은 그를 두고 '무서운' 선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나이가 워낙 어린 만큼 아직 성인 무대에서 보여준 건 없지만, 형을 뛰어넘을 재능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해리 그레이는 지난 21일 리즈 유니폼을 입고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리즈가 일찌감치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 지으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온 것. 해리 그레이는 6-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경기장을 누볐다. 그레이 가문을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에 데뷔한 선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에디 그레이는 눈물을 훔쳤다.


이처럼 해리 그레이의 무서운 성장세는 토트넘의 눈에도 띄었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은 해리 그레이가 앞으로도 출전 시간을 위해 싸우며 유망함을 입증한다면 결국 북런던으로 데려오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토트넘은 리즈와 사이도 좋다. 작년 여름에만 아치 그레이를 리즈에서 데려왔고, 마노르 솔로몬을 임대로 보냈다. 조 로든도 리즈로 임대 후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은 작년에 협상을 진행한 뒤 리즈와 강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는 해리 그레이 영입전이 벌어지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또한 매체는 "토트넘 스카우트들은 해리 그레이의 경기력을 모니터링하는 임무를 맡은 뒤 그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리즈와 과거 협상을 통해 잠재적인 경쟁자들과 맞서 싸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솔로몬이 좋은 협상 카드가 될 수도 있다. 그는 2023년 여름 토트넘에 입단했지만, 부상으로 한 시즌을 날렸다. 그런 뒤 리즈에 임대로 합류한 뒤 리그 37경기 9골 11도움을 올리며 부활에 성공했다. 리즈는 솔로몬을 완전 영입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토트넘이 다가오는 여름 해리 그레이까지 품는다면 2년 연속 리즈에서 그레이 가문을 빼오는 셈이 된다. 머지 않아 해리 그레이와 아치 그레이 형제가 나란히 경기장을 누비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된다.
아치 그레이는 올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주축 자원으로 뛰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해 여름 이적료 최대 4000만 파운드(약 752억 원)를 주고 영입했다. 처음엔 그가 토트넘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겠냐는 걱정도 있었지만, 모두 기우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줄부상으로 수비진 공백이 생기자 아치 그레이를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그는 다소 낯선 포지션에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경험치를 쌓았고, 최근엔 우측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기도 했다. 이미 모든 대회를 통틀어 40경기를 소화하며 토트넘의 현재이자 미래가 된 아치 그레이다.
다만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해리 그레이보단 즉시 전력감 공격수를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또 다른 유망한 그레이를 확보할 수 있다. 그의 형이 토트넘으로 이적했다면 해리 그레이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토트넘은 즉각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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