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말했다. “승리 확률을 백배 높인다”고.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백배 듀오’ 백정현과 배찬승이 계투진의 핵심 멤버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23일 대구 KIA전. 삼성 선발 최원태는 6-2로 앞선 6회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삼성 벤치는 좌완 배찬승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고 156km의 빠른 공이 주무기인 배찬승은 오선우와 변우혁을 연속 3구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날 중계를 맡은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배찬승 선수를 현장에서 보고 싶었다. 속구가 빨라 슬라이더도 굉장히 빠르게 꺾여 좌타자 입장에서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고졸 신인 선수가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흔들림 없이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렸다.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투구를 하며 자신감이 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7회 세 번째 투수로 나선 백정현은 첫 타자 한승택과 박찬호를 연속 삼진으로 제압했다. 곧이어 김선빈을 포수 스트라이크 낫 아웃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삼성은 KIA를 7-2로 눌렀다. 선발 최원태는 5⅓이닝 7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이후 배찬승, 백정현, 이재희, 김태훈 등 계투진이 무실점을 합작했다. 공격에서는 김영웅(2회 2점)과 박병호(8회 1점)가 홈런을 터뜨렸고 김지찬은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박진만 감독은 “선발 최원태가 잘 막으면서 경기를 이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배찬승이 주자 2명 있는 상황에서 탈삼진 2개로 잡아내면서 분위기가 확 살았다. 중요한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멋진 활약이었다. 불펜 투수들이 모두 실점하지 않으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선발 요원으로 활약했던 백정현은 올 시즌 계투 요원으로 변신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12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 중이다. 15일 잠실 LG전(⅓이닝 2피안타 3볼넷 2실점)을 제외하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자신의 임무를 잘 수행했다.


박진만 감독은 백정현을 두고 “우리 계투진의 히든 카드”라고 치켜세우며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꾸면서 짧게 던지다 보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퍼포먼스를 다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단 직후 계투 요원으로 뛰었던 백정현은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배찬승은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해 3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12. 입단 첫해부터 계투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배찬승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난다. 그는 “무조건 잡겠다는 생각으로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누상에 주자가 있으면) 좀 더 신중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항상 좋을 수는 없다. 배찬승은 “프로에서 매일 잘할 수 없으므로 최대한 안 좋은 모습을 줄이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