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의 나라’ 로봇 김강우가 멜로 연기의 정점을 찍었다.
23일 방영한 KBS2TV 수목시트콤 ‘빌런의 나라’(연출 김영조, 최정은, 극본 채우, 박광연)에서는 휴먼로이드 로봇 강우(김강우 분)의 모습에 위로를 받는 오나라(오나라 분)와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고 로봇을 없애고자 하는 서현철(서현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오나라는 서현철에게 단단히 화가 났다. 주말 출근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송진우(송진우 분)와 함께 골프를 치러 나간 서현철에게 배신감을 느꼈던 것이다.
이런 오나라에게 휴먼로이드 로봇 당첨 사실이 알려졌다. 창틀 닦기, 이불 빨래, 바닥 청소까지, 준수한 얼굴에 매끈한 몸매로 모든 것을 척척 해내는 로봇은 사극 모드, 애교 모드, 터프가이 모드, 아이돌 모드로 대사까지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로봇이었다.
오나라는 “되게 열심히 한다”라면서 “너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너랑 나랑 불러야 하는 이름 말이다. 나는 나라, 너는 뭐라고 하지? 그래, 강우라고 하자”라고 말했다. 로봇 강우는 “좋은 이름입니다. 마음에 든다”라며 단박에 승낙했다. 나라는 “사실 고등학생 때 내 첫사랑 이름이다. 왈츠동아리 회장이었는데, 너랑 좀 닮은 거 같다. 그때 생각 난다”라며 그 시절을 떠올렸다.

로봇 강우는 못 하는 게 없었다. 바로 왈츠 음악을 틀며 오나라와 왈츠를 췄기 때문이었다. 오나라는 “무슨 로봇이 이런 기능이 다 있냐”라며 감탄했고, 강우는 “저는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라고 말하며 로맨틱한 눈빛을 빛냈다.
이를 본 서현철은 기함했다. 그러나 오나라는 쌩쌩 부는 찬바람으로 남편을 무시했다. 오나라는 “아무튼 사람이 변해도 저렇게 변한다. 옛날에는 나를 금이야, 옥이야 다뤘었다”라며 강우에게 푸념했다. 강우는 이런 오나라를 위로했고, 오나라는 저도 모르게 위안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

서현철의 노력도 지속되었다. 오나라를 위한 샌드위치를 만들든가, 그의 노력은 가상했으나 로봇 강우의 방해가 있었다. 화가 난 서현철은 로봇을 고장내고자 술까지 먹였다.
오나라는 진정 로봇 강우를 걱정했지만 로봇에는 방수 기능이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오나라는 “왜 그랬니, 강우야. 너 물에 닿아도 고장 안 나잖아. 방수 기능이 있잖아. 혹시 샌드위치에 오이 넣은 것도 너니?”라고 물었고, 강우는 “나라가 너무 좋아서 그랬습니다. 나라는 나의 전부입니다. 나라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습니다. 현철이 아니라 내가 남편이면 좋겠다고 그랬잖아요. 이렇게, 이렇게 애원합니다, 나라”라며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오나라가 사랑하는 사람은 남편 서현철 하나였다. 오나라는 안타깝다는 미소로 “내 남편은 너처럼 완벽하지 않고, 눈치도 없고, 찌질하지만 난 그 사람을 사랑해. 사랑은 엉망진창이고 구질구질한 모습도 품어주는 거야. 그 사람이 여태껏 나에게 그렇게 해 준 것처럼”라며 로봇을 설득했다. 물론 이 모든 건 꿈이었지만, 두 사람의 마음은 변치 않았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KBS2TV 수목시트콤 ‘빌런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