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 무관 탈출? 그래도 나가' 손흥민, 포스텍과 결별 확정!..."시즌 종료 후 떠날 것" 英 유력지 독점 보도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4.23 08: 31

이젠 우승 트로피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없다. 토트넘 홋스퍼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갈라서기로 결심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2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및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여부와 상관없이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우승과 관계없이 토트넘에서 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같은 날 안방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에서도 노팅엄 포레스트를 상대로 1-2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승점 37(11승 4무 18패)에 머물며 리그 16위까지 밀려났다. 1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36)와도 1점 차에 불과하기에 순위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나마 입스위치 타운과 레스터 시티, 사우스햄튼이 이미 강등이 확정되면서 시즌 막바지 강등 싸움은 피하게 된 게 다행일 정도다.
게다가 토트넘은 1996-1997시즌 이후 처음으로 노팅엄을 상대로 리그 2전 2패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노팅엄에 '더블'을 허용한 건 무려 28년 만의 굴욕. 토트넘은 지난해 12월 노팅엄 원정에서도 0-1로 패했다.
구단 역사상 최악의 기록도 가능하다. 토트넘은 시즌 18패째를 거두면서 1993-1994시즌(19패) 이후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했다. 문제는 리그가 아직 5경기나 남아있다는 것. 두 번만 더 패하면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초로 리그 20패를 달성하게 된다.
결국 토트넘 보드진도 칼을 빼 들기로 결정했다. 최후의 보루로 보였던 UEL 우승 트로피도 이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을 막아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의 팀은 리그 19패라는 구단 최다 패배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UEL 우승과 다음 시즌 UCL 진출을 통해 이번 시즌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UEL 결과와 관계없이 포스테코글루가 시즌 종료 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UEL에서 탈락하거나 서로 이별하는 방식으로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토트넘은 UEL 준결승에 올라 있다. 4강 상대는 노르웨이의 복명 보되/글림트. 만약 토트넘이 보되/글림트를 꺾고 결승에 진출한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틀레틱 빌바오 중 승자와 트로피를 걸고 맞붙게 된다. 우승까지 성공하면 다음 시즌 UCL 티켓도 얻게 된다.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UEL 준결승에서 보되/글림트와 맞붙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이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하거나 결승전에서 아틀레틱 빌바오 혹은 맨유에 패할 시 경질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는 UEL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명예롭게 토트넘을 떠나는 길과 UEL에서도 실패한 채 쓸쓸히 물러나는 길밖에 남지 않은 셈. 그는 손흥민에게 커리어 첫 우승을 선물하며 토트넘의 17년 무관 탈출을 이끌지 못한다면 구단 최악의 감독 후보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가 두 번째 시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그의 우승 기록을 유지한다면 그는 (어쩌면 상호 합의로) 고개를 높이 들고 팀을 떠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그는 당당하게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고 성공을 거두겠다는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결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꾸준히 자신의 앞날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누르고 UEL 4강에 오른 뒤에도 "대부분의 여러분에게는 불운하게도 한동안은 나와 좀 더 함께해야 한다. 좀 더 참아주셔야 할 것 같다"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텔레그래프는 "포스테코글루는 다니엘 레비 회장과 'ENIC' 그룹에 대한 항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팀을 이끌어야 했고, 일부 결정에 대한 실망감도 드러냈다"라며 "토트넘이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UEL에서 우승하면서 포스테코글루의 지휘 아래 잠재력 있는 유망주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도 있다. 그래도 그의 미래가 바뀔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으로는 여러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현재 토트넘은 본머스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안도니 이라올라 감독과 풀럼의 마르코 실바 감독 두 명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본머스는 이라올라 감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토트넘 지휘봉을 잡는 대신 본머스와 새로운 계약을 맺으며 동행을 이어갈 것이 유력하다.
토트넘으로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 텔레그래프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언젠가 토트넘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미국 대표팀을 지휘 중인 그는 내년 여름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토트넘의 요한 랑게 테크니컬 디렉터는 토마스 프랭크 브렌트포드 감독의 팬이다"라며 프랭크 감독이 물망에 오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운명이 이미 정해졌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 스카우트 출신 믹 브라운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레비 회장은 포스테코글루가 떠난 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결정하면서 잠재적인 후임자를 평가하기 시작했다. 그는 시즌이 끝날 때 경질될 것이 유력하다. 클럽과 팬들과 관계가 단절된 후 감독직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다"라고 보도했다.
당시 브라운은 "시즌 내내 포스테코글루에게 압박이 가해졌다. 매주 사람들은 그가 언제 경질될지 추측하고 있으며 이 단계에선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레비는 이미 무대 뒤에서 결정을 내렸다. 모든 의도와 목적 면에서 결정은 끝났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 공식 발표할지 아니면 시즌이 끝날 때 발표할지가 유일한 관건이다. UEL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은 포스테코글루를 살릴 수 없다"라며 "이제 결정이 내려졌다. 토트넘은 후임 감독을 찾고 있다. 여러 아이디어가 있다. 이제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