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의 이적설이 사그라들지 않을 분위기다.
유럽시장이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21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김민재는 이번 여름 바이에른을 떠날 수 있다. 이는 현실 가능성 있는 소식"이라고 전했다.
앞서 15일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가 먼저 “김민재는 바이에른이 반드시 지켜야 할 선수는 아니다. 구단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적절한 제안이 들어온다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하며 이적설 불씨를 던졌다.
이어 그는 “만약 김민재가 팀을 떠난다면 그 자금은 재투자될 것이다. 반면 잔류할 경우 우파메카노, 이토 히로키, 에릭 다이어, 요시프 스타니시치와 함께 센터백 자원을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2년 전 김민재의 바이에른 이적을 최초 보도한 인물이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의 발언이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의 산티 아우나 기자 역시 “김민재가 바이에른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이번 여름 이적을 모색하고 있다. 이적에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민재의 이적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여름에도 인터밀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관심을 보였으나 김민재는 팀에 남아 명예회복을 선택했다.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현재 또다시 이적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풋 메르카토’에 따르면 첼시와 뉴캐슬을 비롯한 여러 EPL 구단들이 이미 김민재 측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재는 2023년 6월 이탈리아 나폴리를 떠나 독일 무대로 향했다. 바이에른은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그를 영입하기 위해 5000만 유로(약 812억 원)의 바이아웃을 지불했다. 당시 토마스 투헬 전 감독은 김민재의 속도와 대인 방어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적 시즌 초반에는 주전 수비수들의 잇단 부상 속에 중심축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될수록 잦은 실수와 체력 저하로 비판을 받았다. 혹사 여파로 집중력까지 흔들리자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대신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에릭 다이어를 선발로 내세웠다.
가장 뼈아픈 장면은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1차전이었다. 김민재는 두 차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너무 탐욕스러웠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2차전에서 그를 제외했다. 바이에른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김민재는 독일 현지에서 혹평을 받아야 했다.
이후 이탈리아 복귀설이 제기됐다. 인터 밀란을 포함한 세리에 A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김민재는 바이에른 잔류를 택했다.
올 시즌 직전 새로 지휘봉을 잡은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는 변화가 있었다.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의 넓은 수비 범위를 활용해 그를 주전으로 중용했다. 더 리흐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났고, 다이어는 벤치 멤버로 밀렸다.
김민재는 다시 한번 중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실수가 간헐적으로 나왔지만 빠른 판단력과 대인 수비는 여전했다. 콤파니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는 지난해 11월 그를 전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뛰었다. 여기에 장거리 비행을 반복하는 한국 대표팀 일정까지 더해지며 체력 소모는 극심해졌다. 3월 A매치 기간 부상으로 쓰러졌지만 동료 수비수들의 줄부상 탓에 곧바로 복귀해야 했다.
결국 탈이 났다. 집중력이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지난 13일 열린 도르트문트와 ‘데어 클라시커’에서 그는 막시밀리안 바이어의 움직임을 놓쳐 실점을 허용했다. 콤파니 감독은 후반 초반 김민재를 교체했고, 풀백 하파엘 게헤이루를 투입해 수비 라인을 재구성했다. 센터백 자리에는 풀백 자원인 스타니시치가 들어갔다.
경기 후 현지 반응은 냉정했다. ‘스카이 스포츠’는 “김민재의 붕괴, 콤파니도 결국 투헬과 같은 결단을 내릴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민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김민재의 실책성 플레이가 혹사에 따른 결과라는 반론도 나온다. 독일 매체 ‘TZ’는 “김민재가 아킬레스건 부상, 목감기, 허리 통증을 안고도 경기에 나서고 있다. 쉬지 못한 채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하며 김민재를 감쌌다.
결국 김민재의 부진과 이적설 모두 단순한 개인 기량 문제가 아닌 팀 내 상황과 맞물린 복합적인 결과로 풀이된다.

김민재를 유벤투스가 눈여겨 보고 있단 소식도 전해졌다.
이탈리아 신문 '가제타델로스포르트'는 19일 유벤투스도 김민재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유벤투스는 수비 영입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구단 기술 이사 크리스티아누 지운톨리는 지난 여름과 이번 겨울 4830만 달러(약 687억 원)를 (선수 영입에) 지출했는데, 이는 브레메르와 카발의 부상과 다닐루 이탈에 대처하기 위함이었다”라면서 “유벤투스의 올 여름 첫 번째 구상은 AC 밀란에서 임대한 칼룰루를 완전 영입하는 것이다. 합의된 이적료는 보너스를 포함해 1400만 유로(약 227억 원)다. 브레메르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무릎 인대 부상으로 한 시즌을 거의 쉬었지만, 6~7월 열릴 클럽 월드컵에서는 뛸 수 있을 전망이다. 다른 보강은 레나투 베이가(첼시에서 임대)와 페데리코 가티의 향후 거취에 따라 달라진다. 가티는 2030년까지 재계약이 임박했지만,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유벤투스는 피오렌티나의 코무초, 파르마의 레오니처럼 젊은 자원들과 함께, 바이에른을 떠날 수 있는 김민재까지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았다”라고 설명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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