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김혜자 인생 마지막 작품"…'천국보다 아름다운' 따뜻한 선물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5.04.18 14: 53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가장 이상적인 인간 관계를 생동감 있는 캐릭터로 전한다.
18일 JTBC 새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석윤 감독과 배우 김혜자, 손석구, 한지민, 이정은, 천호진, 류덕환 등이 참석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80세의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해숙(김혜자)이 30대 모습으로 젊어진 남편 낙준(손석구)과 재회하며 펼쳐지는 ‘현생 초월’ 로맨스다. 죽음 이후에야 시작된 제2의 삶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감동적 여정을 그린다.
김석윤 감독은 “기획 단계부터 김혜자 선생님을 정해두고 만들었다. ‘눈이 부시게’ 작가들이 본인들 쓰는 대본을 중단하고 김혜자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만들어갔다. 어떻게 하면 김혜자라는 배우가 모든 걸 쏟아 붓는 판을 만들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들자고 했다. 일종의 김혜자 맞춤 작품이다”라며 “기획 단계에서 다른 배우들도 출연을 확정했다. 때문에 각자의 캐릭터를 인지한 뒤 인물을 만들었다.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으로 만들어서 캐릭터가 더 생동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사후 세계를 다뤘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 감독은 “김혜자라는 배우가 모든 걸 다 해보려면 설정도 자유롭고 스토리도 풍성할 수 있는 저승의 이야기를 해보자 싶었다. 천국과 지옥으로 나뉘는 사후 세계를 고민했는데 지옥은 3회 정도 나온다. 누구나 절대 가고 싶지 않은 무시무시하고 지긋지긋한 분위기를 보여주려고 했다. 나머지 대부분은 천국이 배경이라서 판타지로만 갈 수 있을까 싶었다. 천호진의 대사에도 ‘이승에 있을 때 미처 다 하지 못한 일들을 여기서 할 수 있도록’이 있지만 이야기하려고 하는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노력했지만 이질적인 공간도 소개되게끔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석윤 감독은 “삶의 끝은 죽음이 아니다가 저희 드라마의 전제다. 여러 생을 걸쳐서 맺게 되는 사람의 인연을 말하고 싶은 게 기획 의도였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중요한데 그들끼리 맺게 되는 인연의 시작과 풀어가는 과정, 인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혜자가 연기한 이해숙은 생전에는 일수(하루 단위로 돈을 빌려주고 직접 이자를 걷는 업의 형태) 바닥을 주름잡는 백전노장의 파이터였지만 사후에는 천국을 뒤집어 놓는 엉뚱한 악동이 된다. 나이 팔십에 죽음을 맞아 남편의 곁으로 향한 그는 남들과 달리 제 나이 그대로 천국에서 제2의 삶을 살게 된다.
김혜자는 “시청자 분들께서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다”라고 밝혔다. ‘눈이 부시게’ 이후 김석윤 감독과 만난 김혜자는 “김석윤이 감독이라고 해서 해야되겠다 싶었다. 대본을 읽어보니 이야기도 재밌겠다 싶어서 하게 됐다. 인연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아름다운 인연이 현실에서는 없을 것 같아서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혜자는 “이 작품은 저 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의 아름다움을 그렸다. 그래서 참 좋았다. 이 작품 하면서 행복하게 보냈고, 방송 앞두고 행복하다. 어쩌면 이 작품이 제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감사하게 연기했다. 정말 행복하게 임했고 흡족하게 마무리해서 좋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김혜자는 손석구를 추천했다는 부분에 대해 “‘나의 해방일지’를 보고 참 좋은 배우라고 느꼈다. 그래서 남편 이야기하길래 손석구가 남편이었으면 한다고 했다. 생각했던 것과 같았다. 나이가 어리지만 리드를 잘해준다. 남편 같이 옆에서 버텨줘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손석구가 연기하는 낙준은 변함없이 아내를 사랑하는 ‘천국의 사랑꾼’으로 등장한다. 손석구는 “구씨 신드롬을 노린다고 되는 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사랑꾼이라는 설명이 고낙준을 제일 잘 설명하는 단어”라고 이야기했다. 손석구는 김혜자와 호흡에 대해 “선생님 처음 봤을 때부터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부부 연기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김혜자 선생님이 상대역이여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손석구는 “오로지 낙준의 머리 속에는 해숙 밖에 없다. 행동, 말 모든 건 다 해숙을 위한 행동과 말이기 때문에 오히려 명쾌했다. 어려운 게 없이 마음을 다해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고, 선생님 덕분에 어느 정도 구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선생님께서는 리허설조차도 마음을 다해서 하시니 내가 영악해지면 안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서 해숙만 생각하는 마음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시청자 분들에게 이상적인 관계를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석윤 감독은 김혜자, 손석구의 케미스트리에 대해 “출연을 결정한 후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세 명이 만났는데 소개팅 자리인 줄 알았다. 그때 분위기 보고 ‘됐다’ 싶었다. 리허설 때부터 나이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그림이 나왔다. 제가 주문한 건 없지만 손석구에게는 현실의 대선배에 대한 배려와 극 중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사랑이 혼동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정체불명의 여인 ‘솜이’로 분한다.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천국에 도착한 그녀는 해숙과 낙준의 삶에 파고들며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한다. 한지민은 “솜이가 기억하는 건 ‘고낙준’ 하나다. 무조건 고낙준을 찾아가고 저도 제 정체가 궁금하다. 천국에 있는 모든 분들이 솜이의 정체를 궁금해한다. 예고편 이후 많은 분들이 키우던 강아지로 추측하시는데 제 정체를 추측하시는 부분이 재미있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눈이 부시게’, ‘힙하게’ 등으로 김석윤 감독과 호흡한 한지민은 “김혜자 선생님처럼 김석윤 감독님 작품이면 뭐든 하고 싶다. 특히 김혜자 선생님과 함께 한다는 말에 역할이 없다면 스태프라도 참여하고 싶었다. 마냥 행복한 현장이라 은퇴하지 않고 계속 작품 만들어주셨으면 한다”고 애정을 보였다. 또한 다시 만난 김혜자에 대해 “‘눈이 부시게’에서 김혜자 선생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다고 해서 좋았지만 같은 역할이라 자주 만나질 못해 아쉬웠다. 이번에는 사랑넘치는 부부 사이에 제가 끼게 되면서 연적 관계가 됐다. 솜이가 자기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해숙과 관계도 변화가 있는데 여러 감정선을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건 큰 영광이었다. 너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해숙을 부모처럼 따르는 ‘영애’ 역으로 진한 유대를 표현한다. 이정은은 “해숙의 집에서 동거동락하는 남편보다 더 가까울 수 있는 오른팔이다. 해숙이 떠난 후 매일 우는 캐릭터”라며 “대본 보기도 전에 무조건 같이 하고 싶었다. 작품에서 배우는 게 너무 많아서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실까 궁금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천호진은 천국을 이끄는 ‘센터장’으로, 해숙을 예의주시하는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기존 작품과는 결이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천호진은 “감독님에게 처음 이야기 들었을 때 속았다. ‘나의 해방일지’ 때와는 다르게 편하다고 했는데 대사가 제일 많더라”며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아픔을 감싸주는 인물이다. 사람들이 아무리 행복해보도 어둠이 있는데 천국에서는 다 드러내고 치유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류덕환은 해숙과 매번 부딪히는 ‘목사’로 출연해 티격태격 케미를 예고한다. 의사, 판사, 교사에 이어 목사까지 연기하게 된 류덕환은 “저도 김혜자 선생님과의 케미스트리를 기대했다. 해숙 캐릭터를 미워하고 얄밉게 봐야하는데 선생님 연기 때문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해숙과 목사는 힐링하는 장면들을 만들어냈다”며 “김석윤 감독님과는 처음 만났는데, 제안을 주셔서 저 또한 놀랐다. 김혜자 선생님이 하신다고 하셔서 안 하면 바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석윤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천호진은 ‘나의 해방일지’에서 만났는데 아이디어가 되게 많고 연출적으로 도움도 많이 받았다. 코미디를 좋아하시는데 우리쪽 드라마에서 센터장 역할이 작품 전체 세계관을 몇 마디 말로 특정해줄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지만 독특한 발랄함, 코믹한 게 있어야 해서 그걸 소화할 수 있는 건 천호진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류덕환은 노출이 그동안 많이 안된 배우였으면 했다. 김혜자와도 자주 만나야 해서 관계가 좀 있으면 했는데 ‘전원일기’로 인연이 있어 딱이었다”, “한지민과 이정은은 작품 출연 계획이 없었다. 김혜자 선생님 나온다고 하니 없던 배역을 만들게 된 부분이다. 함부로 만들 수는 없었는데, 대본을 만들어가면서 더 풍성해졌다. 우발적인 케이스로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있는 캐릭터가 됐다. 어쩜 이렇게 배우들이 생동감 있게 보여지지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류덕환은 “T도 F로 만들어 드리겠다”고 말하며 기대를 높였다. 이정은은 “첫 회가 정말 빠르게 진행되는데 따라가시면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서 행복한 주말이 되실 것”이라고 전했고, 한지민은 “첫 방송은 김혜자 선생님의 새로운 모습을 보실 수 있다. 못 봤던 캐릭터와 이정은과 케미스트리가 첫 방송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손석구는 “날씨에 어울리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가족 분들과 모여서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김혜자는 “보고 후회하지 않으실 것이고, 다음 회가 기다려지실 거다. 제가 보증한다”고 자신했다.
감정과 위트가 어우러진 이들의 조합은 사후 세계를 배경으로 한 신선한 휴먼 판타지 로맨스를 기대하게 만든다. JTBC 새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오는 19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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