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롱도르 시상식을 보이콧하며 논란을 일으켰던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엔 유럽 무대에서 '매너 실종'의 민낯을 드러냈다. 실력에 이어 품격에서도 완패한 경기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홈경기에서 아스날에 1-2로 패했다.
1차전 0-3 완패에 이어 합계 1-5라는 참담한 결과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의 압도적 패배였다.
그러나 더 큰 충격은 경기 내외적으로 보여준 '레알의 민낯'이었다. 스페인 전통의 강호는 실력은 물론, 품격에서도 상대에게 철저히 밀렸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17/202504171507779620_68009ecfdba64.jpg)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한 장면은 후반 13분에 나왔다. 레알의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는 볼 경합 중 넘어져 있던 아스날의 만 18세 수비수 마일스 루이스-스켈리의 복부를 그대로 밟고 지나갔다. 루이스-스켈리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지만, 심판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뤼디거는 끝내 카드를 받지 않았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사고'처럼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뤼디거는 과거에도 일본 대표팀을 조롱하는 스텝, 동료 벨링엄과의 훈련 중 충돌, 구단 직원 폭행 등 수차례 비매너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이번에도 어린 선수에게 가한 접촉이 고의였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고, 루이스-스켈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해당 장면 사진을 올려 우회적으로 항의했다. 팬들 역시 "또 뤼디거냐", "징계가 필요하다"라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사진]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17/202504171507779620_68009e81013ea.png)
이뿐만이 아니었다. 하프타임 터널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않은 레알의 부주장 다니 카르바할이 아스날의 부카요 사카와 신경전을 벌였다. 처음엔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듯했지만, 갑자기 카르바할이 사카의 뒷목을 잡으며 언쟁이 벌어졌고, 사카는 그를 밀치며 강하게 항의했다. 다행히 주변 관계자들이 말리며 상황은 종료됐지만, 부상으로 결장 중인 선수가 보여준 행동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레알 팬들조차 등을 돌렸다. "지고 있는 팀의 부주장이 터널에서 상대를 건드린다", "아무것도 못하고 경기장 밖에서 분풀이나 하냐"는 비판이 쏟아졌고, 외신들도 "매우 부적절한 장면"이라며 경고음을 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17/202504171507779620_68009ed09f505.jpg)
사실 레알 마드리드의 '매너 실종 추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발롱도르 시상식 당시에도 유력 후보였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수상하지 못할 것이 유력해지자, 레알은 전면적으로 시상식 참석을 보이콧했다.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와 주요 선수들까지 참석하지 않았으며, 비니시우스는 소셜 미디어에 "10배 더 노력하겠다. 그들은 준비되지 않았다"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당시 프랑스 풋볼 측은 "비니시우스, 벨링엄, 카르바할 등이 톱5에 올라 표가 분산된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레알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프랑스 매체들은 레알의 집단 불참을 두고 "세계 최고 구단의 미성숙한 대응"이라고 꼬집었고, '레퀴프' 역시 "유럽축구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진] 마일스 루이스-스켈리 개인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17/202504171507779620_68009e87436bd.jpeg)
이처럼 최근 몇 달 사이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안팎에서 거듭된 비매너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단순한 패배가 아닌, 패배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에서 보여준 민낯이 축구 팬들의 실망을 키우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패배 이후 그들이 보여준 모습이다. 상대를 존중하지 못하고, 경기 외적으로 분노와 감정을 드러내는 행위는 '왕조 클럽'의 자존심과는 거리가 멀다. 팬들의 분노는 실력이 아닌 태도에서 비롯됐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