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DOC 이하늘의 동생이라 래퍼인 이현배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새 4년이 흘렀다.
힙합 그룹 45RPM으로 2005년 가요계에 데뷔한 이현배는 '즐거운 생활', '리기동', '버티기', '오래된 친구'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지난 2012년에는 '쇼미더머니'에 출연해 준우승을 했고, 지난 2019년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 지난해 '너희가 힙합을 아느냐' 등에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4월 17일 제주 서귀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향년 48세. 이하늘로서는 하나 뿐인 형제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냈다. 특히 그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김창열이랑 내 동생 문제 있다. 나 DJ DOC 깨기 싫어서 여태껏 몇 년 동안 참았다. 그런데 이제 내 동생 없다. 못 참는다. 걘 사람도 아니다. 현배가 객사한 건 김창열 때문”이라고 폭로해 더 큰 이슈를 낳았다.
알고 보니 이하늘, 김창열, 정재용은 제주도 땅을 사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시작하려 했는데 인테리어 공사 비용 문제가 발생했다. 중간에 빠진 정재용의 지분을 이어 받은 이현배는 제주도에서 머물며 직접 인테리어 공사에 참여할 정도로 형들과 함께 쓸 공간을 가꿔나갔다.
하지만 이하늘은 “내 결혼식 피로연 때 김창열이 수익성을 이유로 인테리어 비용을 줄 수 없다고 해서 크게 싸웠다”며 전 재산을 올인했던 이현배는 생계를 유지하려고 배달 알바 등을 하다가 사고까지 당했다. 이하늘은 이러한 상황들 때문에 이현배가 제주도에서 쓸쓸하게 죽어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간신히 마음을 추스른 이하늘은 동생을 잘 보내는 게 먼저라며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지켰다. 리쌍 길과 하하, 뱃사공, 피타입, 보이비, 45RPM 멤버 박재진 등이 한 걸음에 달려와 함께 슬퍼했다. 갈등을 빚었던 김창열과 정재용도 앙금을 잠시 잊고 고인을 추모했고 빈소 분위기는 침통한 눈물바다였다.

동생이 떠난 후 이하늘은 SNS 라이브로 팬들과 소통하며 슬픔을 간신히 가라앉혔다. 그는 “현배는 나한테 형이라고 안 하고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형아 라고 했다. 내가 가장 노릇을 잘 못했지만 나한테는 내가 책임져야 할 식구였다. 내 친구였다. 세상에서 제일 좋았던 친구. 밥 친구이자 나한테 많은 걸 가르쳐 준 친구였다. 배울 점이 많은. 세상에서 대체불가한 친구였다. 동생이 아닌 내 친구”라고 거듭 동생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내비쳤다.
또한 “‘놀러와’ 방송에서 쓴 편지가 있었다. 방송이라 제대로 전하지 못했지만 내 동생이 없으면 난 못 산다고 했다. 아프지 마라, 넌 아프지도 마라, 난 네가 아픈 걸 지켜 볼 자신이 없다고 했었다. 그랬는데 날 이렇게 힘들게 하고 갔다. 좋아하는 사람이 아픈 걸 지켜보는 거 다들 힘들어하고 상상도 못하지 않나. 그래서 나도 혼자 있지 않으려고 라이브 방송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이하늘과 김창열은 극적 화해했다. 이하늘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창열과 포옹하는 모습을 공개했고, “평생 안 보는 것보다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얼마 전부터 들었다”며 다시 돈독해진 우정을 알렸다.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이현배의 눈웃음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순간이다. 많은 이들의 안타까운 눈물 속 이현배는 사랑하는 형아와 친구들 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유쾌한 음악과 환한 미소는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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